'SI 어벤저스' 꾸린 KB증권 PE, 정책금융 출자사업 다크호스되나 엘앤에프·LX·LT그룹과 공동투자 협약, 기업-PE-정책기관 ‘윈윈’ 전략에 LP들 주목
김예린 기자공개 2023-05-19 16:00:47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PE사업본부(이하 KB PE)와 SBI인베스트먼트(이하 SBI인베)가 전략적투자자(SI) 엘앤에프·LX세미콘·LT정밀·LT소재와 손을 맞잡았다. 신규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투자에 협력한다는 계획으로, 올해 한창 진행 중인 기관투자자들의 출자 콘테스트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할지 주목된다.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 PE와 SBI인베는 최근 엘앤에프·LX세미콘·LT정밀·LT소재와 ‘KB-SBI 첨단혁신성장 PEF’(이하 첨단혁신성장펀드) 공동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펀드 결성 완료 시 딜소싱과 투자는 물론 사업 제휴, 회수 전반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KB PE와 SBI인베는 연내 2500억원 규모 첨단혁신성장펀드를 결성한다는 목표로, LP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펀딩 첫 단추를 꿸 수출입은행 상반기 출자사업에서 숏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산업은행 출자사업에도 제안서 제출을 완료했다. 향후 열릴 연기금·공제회 정책금융 출자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SI 공동투자 전략은 기업 발굴과 밸류업, 엑시트 등 전반에서 협력한다는 것이 골자다. SI들의 해당산업 내 밸류체인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KB PE-SBI인베의 딜소싱 역량과 결합해 유망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기술개발과 공동연구, 해외 진출에 협력해 기업가치를 제고한 뒤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성공적인 엑시트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협력 배경에는 FI와 SI 각각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SI의 경우 축적한 산업 전문성과 현장 경험, 노하우가 풍부하고, PEF 운용사들은 투자경험과 기업·투자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양 측 장점을 결합한다면 자본시장 내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손을 맞잡은 모양새다.
이 같은 전략은 KB PE를 이끄는 김현준 PE사업본부장(전무)의 막강한 기업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본부장은 KB증권 주식발행시장(ECM)본부 이사, 미래에셋대우 기업금융2본부장을 거쳐 2019년 KB증권으로 복귀했다. KB PE를 이끌면서 △박원 △일동제약 △하이그라운드 △일동홀딩스 등에 투자했다. 작년 엑시트를 완료한 일동제약 포트폴리오는 펀드 기준 내부수익률(IRR) 54.1%를 달성했다.
LG그룹과 KB금융그룹 간 우호적인 관계 구축에도 한몫했다. LG그룹의 전략적 투자 파트너로서 물밑 소통에 참여하며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과 LG CNS의 IPO 단독 주관을 맡는 데 힘을 보탰다.
KB PE-SBI인베는 SI공동투자 전략을 통해 기업과 PEF는 물론 정책적 목적까지 모두 충족하겠다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 대표 첨단전략산업이자 수출산업은 배터리와 모빌리티, 반도체, 디스플레이다. KB PE는 해당 분야 선도기업인 LG그룹은 물론 엘앤에프, LT정밀, LT소재, LX세미콘과도 끈끈한 관계 구축해왔다.
공동투자 MOU를 맺은 4개 기업과 함께 중소·중견기업 설비 확충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해줌으로써 해외 수출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국내 전략산업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건 물론이고 SI는 유망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PEF 입장에서도 성공적인 엑시트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그룹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해 투자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LP들의 출자 움직임이 위축되면서 PE업계는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금융 콘테스트마다 GP 수십 곳이 몰리는 이유다. 이에 금융지주로부터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융그룹 산하 PE 하우스와 Co-GP 펀드를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분위기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지주 계열 KB PE와 SBI인베의 자금력이 탄탄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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