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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도전과 과제]부실지원금 최대 22조…예금자보호 여력은④예금자보험기금 2.3조에 상환준비금·자체 적립금 19.6조…초기 부실 덕 예금보호 선 대비

김형석 기자공개 2023-06-02 07:09:40

[편집자주]

새마을금고가 올해 환갑을 맞았다. 경남 작은 시골마을에서 시작한 새마을금고는 60년 만에 조합원 수 866만명 총자산 자산 284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금융시장 악재 속에서도 지역 기반 금융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더벨은 새마을금고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새로운 60년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부동산 대출을 확대한 탓에 부실 우려에 휩싸였다. 새마을금고 이용 고객들은 '예금이 안전한지'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새마을금고 예금자들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예금 보호를 받진 못한다. 대신 자체 예금자보험기금과 상환준비금 등을 통해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 부실 대비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과거 부실 금고 사태를 겪은 경험 덕에 선제적으로 예금자보험기금을 쌓아둔 덕이다.

◇부실지원 가용 재원 22조 타 상호금융보다 많아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기준 예금자보험기금은 2조3858억원이다. 총 수신액(예수부채) 대비 기금 적립률은 0.96%로 상호금융권 중 유일하게 적립률이 1%를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는 상환준비금(12조4409억원)과 금고 자체적립금(7조2566억원)을 합친 총 부실지원금은 22조833억원에 달한다. 총 수신액 대비 보유한 부실지원금 비율은 9.84%로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높다.

최근에는 각 금고의 부실화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예금자보호기금 추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불황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부실지원금 규모 22조833억원은 과거 상호금융 업권의 전체 부실액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과거 농협과 수협, 신협, 산림조합 등 새마을금고를 제외하고 부실조합 지원을 위해 투합된 자금은 6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신협과 수협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각각 2조7000억원, 1조1581억원이다. 여기에 2001년부터 2021년까지 농협중앙회가 부실조합 지원한 총 자금은 2조8985억원이다. 이 밖에 신협이 과거 보유했던 부실채권 보유액 2조7000억원과 수협에 투입된 공적자금 1조1581억원, 2021년까지 산림조합중앙회가 집행한 경영개선지원 자금은 191억원이다.

타 금융권의 기금 적립률과 비교해도 새마을금고의 부실지원금 적립 비율은 최상위권이다. 타 금융권의 수신액 대비 예보료율은 시중은행(0.8~1.2%)과 저축은행(1.3%)다. 상호금융권을 제외한 금융기관의 경우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예보료를 맡아 운영한다.

◇40년 전부터 예금자보호제도 운영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제도 운영 역사은 길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 시행 7개월 만인 1983년 7월 안전기금제도(현 예금자보호제도)를 도입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지역 금고가 회원들이 맡긴 예탁금이나 적금을 환급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앙회가 금고를 대신해 예·적금을 회원들에게 대위변제하는 제도다. 또 해당 기금은 부실화된 지역 금고 지원 자금으로도 활용된다.

정부가 예금자보호를 위해 예금자보호법을 제정한 것이 1995년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에는 혁신적인 제도 도입이었다. 이마저도 상호금융기관은 부실 우려가 커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제 상호금융기관이 자체적인 예금자보호제도를 도입한 시기는 1990년 대 말에서 2000년대 초였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1984년 7월 안전기금관리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983년 2월 17일 이사회에서 ‘안전기금 관리규정’을 명문화했다. 이후 같은해 2월28일 제9차 대의원총회에서 관리규정을 의결했다. 관리규정에 따라 중앙회는 출연금과 기여금, 정부의 사고보전금 회수분을 합한 연차별 조성목표를 설정했다. 도입 첫해 기금 조성액은 11억9100만원이었다. 이후 1987년에는 목표액을 100억원으로 책정했다.

중앙회는 제도 도입 초기 기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중앙회는 최종 목표연도인 1987년까지 목표액의 150%를 넘는 153억2817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매년 예상치를 넘어서는 12억원 이상의 대위변제금이 집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1987년의 경우 위변제금은 사상 최고치인 20억7398만원이 집행되면서 활용할 수 있는 기금액은 33억3601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기금 조성목표액을 200억원으로 증액하는 한편 조성기간을 1989년 말까지 2년 연장했다. 그 결과 1988년 말 기준 안전기금 누계액이 242억381만원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선제적 예금자보호제도 도입은 향후 빛을 발했다. 새마을금고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발 부동산PF 뱅크런 등 지속된 금융위기에도 유일하게 공적자금 지원을 받지 않은 상호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 설립 초기 리스크 위기 '반면교사'

새마을금고가 경쟁 금융사보다 예금자보호제도를 먼저 시행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실금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1970년대 마을금고 사업을 기본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새마을금고는 미인가 금고가 급증에 따른 부실 부담이 컸다. 현행법을 악용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서류상의 마을금고가 우후죽순 생긴 탓이다. 이후 1973년 출범한 마을금고연합회(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미인가 금고 축소와 부실 금고 정상화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다.

전국의 마을금고 수가 3만개에 접근한 1975년부터 사고가 급증하기 시작해 1981년 전반기까지 총 152건의 사고(사고액 49억원)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문제로 비화돼 마을금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예금자들의 집단반발로 이어졌다.

예금자보호제도 도입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제도 도입 이듬해인 1984년의 경우 12개 새마을금고 부실 지원을 위해 약속어음 8억8000만원을 활용하기도 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설립 초기 빈번하게 발생한 금융사고가 예금자보호제도를 도입하는 토대가 됐다"며 "그 결과 굵직한 국내외 금융위기에도 유일하게 공적자금 수혈 없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올해부터 예금자보호 출연금 상한액 75% 높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부터 예금자보호를 위한 출연금의 납입 상한액을 기존 2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했다. 상한액 초과분에 대해서도 10%를 추가적립하도록 했다. 출연금 요율은 0.13%에서 0.15%로 0.02%포인트 올렸다.

올해 출연금 납입 상한 상향 조치로 납입액이 늘어나 기금 적립률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자산 규모가 제일 큰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예·적금 등 예수부채는 5조5717억원이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는 1978년 삼성전자 임직원의 출자로 설립된 직장 내 조합이다.

지난해 출연금 요율 0.13%를 적용하면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납부할 준비금은 72억원 정도지만 납입 상한액인 2억500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향된 출연금 요율 0.15%를 적용하면 약 84억원으로 늘어나고 이 중 납입 상한액 4억원과 상한액을 제외한 80억원 중 10%인 8억원을 합해 12억원을 낸다. 지난해보다 5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 한도가 상향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운영하는 예금자보호 최대금액과 상호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보호 한도는 5000만원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20년 이상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주요 국가의 예금자보호 한도를 크게 밑도는 액수다. 미국의 예금자보호 한도는 25만 달러(약 3억2700만원)다. 이어 호주는 25만 호주달러(약 2억1600만원), 유럽연합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 영국 8만5000파운드(약 1억3500만원), 일본 1000만엔(약 1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예보와 금융당국은 예금자보호 한도를 1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호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논의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호금융기관은 새마을금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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