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비즈니스 서밋]정의선 현대차 회장 "넥쏘 후속 2025년, 꾸준히 투자 추진"2020년 발표보다 1~2년 지연… 연료전지·충전소·청정수소 생산 등 밸류체인 전반의 사업 강조
강용규 기자공개 2023-06-15 07:01:48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차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를 2025년으로 제시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미뤄진 것이다. 대신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현대차그룹의 사업 참여를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소차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단은 인프라 구축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정 회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서 "올해 북미에서 수소트랙터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2025년에는 넥쏘 후속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출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넥쏘는 현대차가 2018년 출시한 중형 수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다. 세계적으로도 '1등 수소차'로 꼽힌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넥쏘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등록 대수 기준으로 54.6%를 점유했다.
그러나 넥쏘는 올해로 출시 5년을 맞았음에도 후속 모델은커녕 부분변경 모델마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승용 시장에서 전기차에 집중하느라 수소차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떠오르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지내던 2020년 7월 넥쏘의 후속 모델을 3~4년 안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현대차 측에서는 넥쏘 후속 모델과 관련해 정확한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이번에 정 회장이 새롭게 2025년을 제시하면서 넥쏘 후속 모델은 당초 언급보다 최소 1년 이상 늦어지게 됐다.
대신 정 회장은 이날 △현대로템의 선박 및 발전용 수소추출기 △영국 롤스로이스와의 수소 AAM(선진항공모빌리티) 추진체 협업 △SK와의 액화수소충전소 운영 협력계획 △음식물쓰레기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해 공급하는 자원순환구조 구축 △철강사업에서의 청정수소 활용 등 수소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참여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인프라 관련사업을 소개했다.
정 회장은 "근시일 내의 결과보다는 후세대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들과 꾸준히 투자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룹의 수소사업을 넥쏘로 대표되는 자동차 분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을 기반으로 밸류체인 전반에서의 참여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넥쏘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는 있으나 애초 수소차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비중은 0.09%에 그쳤다. 현대차가 5월 판매한 34만9194대의 차량 가운데 넥쏘는 410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가 아직은 '미래 자원'에 가까운 초기 개발단계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밸류체인상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수소 생산은 물론이고 미드스트림에 해당하는 수소 운송 및 저장,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수소 발전 및 충전에 이르기까지 수소는 밸류체인의 모든 단계에서 아직 명확한 솔루션이 보급되지 않았다.
다만 바꿔 말하면 이는 수소가 밸류체인의 모든 단계에 다양한 사업기회가 잠재돼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관련 인프라의 완전한 구축을 기다리지 않고 수소 밸류체인의 성립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을 이날 행사에서 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는 차량용을 넘어 발전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수소차에 탑재하는 수소연료전지를 '2세대' 수소연료전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광저우 판매생산법인을 통해 현지 수소시장공략도 개시했다. 효율이 더욱 개선된 3세대 제품도 개발 중이다.
정 회장은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개발 현황 및 공개 시점을 묻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저희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있어서"라는 단서도 달았다. 시장의 의구심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수소에 여전히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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