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속 성장한 IT 대기업에게는 공통의 고민이 있다. 덩치는 빠르게 커져 대기업 반열에 들었지만 내부 시스템과 주요 구성원들은 스타트업 마인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기업이 어느 정도 위상에 섰는지 가늠하지 못하거나 혁신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고수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있다.IT 대기업을 둘러싼 이슈와 논란의 상당수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외부에서는 대기업으로 보고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과 법적 잣대를 들이대지만 사내 구성원의 인식과 내부통제 시스템은 스타트업 수준인 탓이다. 최근 몇 년 간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논란의 근본적 원인이기도 하다.
카카오보다 앞서 비슷한 문제를 겪은 네이버는 내부통제를 위해 좀 더 중앙집권적이고 대기업스런 체제를 갖췄다. 대기업스러워진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IT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인 혁신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부통제가 강해지고 보고체계가 번잡해질수록 참신한 아이디어가 사장될 공산도 크다.
그래서인지 네이버 안팎에선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윗선에서 잘리는 경우가 제법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이디어가 묻히는 것에 불만을 품은 임직원이 뛰쳐나가 만든 새로운 회사가 훗날 경쟁자로 크는 사례도 있다. 인재와 사업기회를 모두 놓치는 일이니 여러모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IT기업들은 대기업 역할과 스타트업 혁신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고민한다.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카메라·동영상 앱 사업을 분화시켜 '컴퍼니빌더'로 삼았다. 여기서 각종 혁신사업들을 육성하고 홀로서기 여력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분사시켰다. 외부투자 유치에 소극적인 네이버와 달리 스노우 계열사들은 벤처캐피탈 투자유치도 열어놓았다.
전 세계 3억명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MZ세대에게 인기인 리셀 플랫폼 '크림'과 외국어 교육 앱 '케이크' 등이 이곳에서 분화됐다. 그 중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와 크림처럼 밸류 1조원의 유니콘급 기업도 2~3년 만에 둘이나 나왔다. 네이버 안에서도 이들의 성장공식은 네이버보다 카카오에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네이버에게 스노우는 차세대 캐시카우로 통한다. 대기업 안에서 혁신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절묘한 돌파구를 열어 IT업계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빠르게 불어난 덩치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후발 IT·플랫폼 업체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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