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지금]'ELS 사태' 재발 피하자…'공들이는' 리스크 관리④자체헤지 비중 자기자본 15%로 '축소'…지난해 AA급 신용등급 상승
이정완 기자공개 2023-06-30 13:23:59
[편집자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새로운 대표를 맞이하며 리더십에 변화가 생겼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핵심 축인 한화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뒤 디지털과 글로벌을 키워드로 활발한 투자를 이어오기도 했다. 새 대표 체제 속 한화투자증권이 직면한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대 중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다. 공격적인 운용 전략을 택한 탓에 기초자산이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폭락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다.한화투자증권은 이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직접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체 헤지(Hedge) 규모를 대폭 줄였다. 전체 매도파생결합증권의 자체 헤지 비중은 자기자본의 15% 수준이다. 리스크 관리 경험이 있는 트레이딩본부장을 선임해 운용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HSCEI 폭락에 '속수무책' 경험...재발 방지 총력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1분기 말 기준 매도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규모는 2453억원으로 파악됐다. 자체 헤지와 원금 비보장 매도파생결합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15%를 기록하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주식·원자재·금리·지수 같은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되는 금융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전과 같은 악몽을 피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자체 헤지 규모를 대폭 축소시켜 왔다. 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 증권사는 ELS 발행을 통해 조달 규모를 키웠다. 한화투자증권도 이 같은 전략에 동참했다.
이렇게 발행한 ELS의 리스크 헤지도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자체 헤지를 하면 ELS 판매 수수료에 추가 운용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기초자산이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Knock-In)에 진입하면 손실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 실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부터 HSCEI를 기초자산으로 ELS를 집중적으로 발행했는데 같은 해 하반기 들어 지수가 폭락하며 문제가 생겼다. 당시 자체 헤지 ELS 비중은 자기자본 대비 200%를 훌쩍 상회하는 2조원에 육박했다.

이듬해까지 운용 손실이 이어진 탓에 해당 사업을 펼치던 트레이딩본부는 2016년 별도 기준 1935억원의 순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사적으론 이 해 160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여의도 사옥까지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하며 비상금을 마련해야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화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 전략에 변화를 줬다. 장외파생상품(OTC) 운용과 관리 체계에 대한 개편에 나섰다. 손실의 주된 원인이던 자체 헤지 규모도 본격적으로 축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백투백(Back-to-Back) 헤지 거래를 늘리기도 했다.
2019년 말 매도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비중은 자기자본의 163%를 나타냈는데 2020년 말에는 자기자본의 88%로 줄었다. 최근 들어선 자체 헤지 규모를 자기자본의 10% 중반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보수적' 관리에 외부 평가도 양호
손실 사태가 잠잠해진 뒤로도 외부에선 한화투자증권의 ELS 운용 전략을 예의주시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신용등급을 'A+, 긍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높인 것이다. 세 신용평가사 모두 ELS 부담이 줄어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게 축소된 점을 주된 등급 상향 사유로 삼았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ELS 운용 관련 실적 변동성은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2020년 하반기 이후 파생결합증권 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하며 관련 위험이 완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트레이딩본부장을 임명하며 본부 차원에서도 위험 관리에 한창이다. 2021년 말 인사에서 트레이딩본부장으로 선임된 지성구 본부장은 자리를 옮기기 직전 리스크관리실장으로 일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지 본부장은 채권 운용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채권상품팀을 거쳐 한화투자증권에 합류했다. 한화투자증권에서도 줄곧 채권 운용 분야에서 일하다 2019년 말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리스크 관리실에 배치됐다. 2년 동안 쌓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트레이딩본부를 이끄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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