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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뉴 LG 5년]"인재와 만남 미룰 수 없어"...남다른 인사원칙③취임 후 첫 해외출장이 인재 유치 행사...신학철·이홍락 등 영입

정명섭 기자공개 2023-07-03 13:34:26

[편집자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5주년을 맞이했다. 2018년 취임 당시 만 40세의 신임 총수는 세간의 우려에도 본인만의 경영철학을 구축해왔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구조를 재정비해 시가총액 3배 성장이라는 성과를 냈다. 향후 5년은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구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도전을 예고했다. 더벨은 구 회장의 지난 5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공을 들인 분야를 꼽으라면 인재 발굴과 육성이다. 차세대 리더를 영입하기 위해서라면 직접 뛰어다닐 정도로 그의 인재 사랑이 남다르다.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이 인재 유치 행사 현장 방문이었을 정도다. 그가 지금껏 영입한 임원급 인력만 100명 이상이다. 구 회장은 사람과 인재를 중시하는 LG그룹 인사원칙을 계승하면서도 젊은 인재 전진배치, 순혈주의 타파 등 인사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람과 인재 소중...LG 75년 원칙"

지난 3월 16일 구 회장은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참석하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이동해야 했다. 그가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가기 전에 들른 곳이 있다. 'LG테크콘퍼런스'가 열린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다. LG테크콘퍼런스는 LG그룹 계열사들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우수 R&D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구 회장 국가적으로 큰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인재와 만남을 미룰 수 없다"며 짬을 내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행사에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며 "이는 75년이 넘는 LG의 역사 속에 간직해 온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재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총수로 잘 알려졌다. 실제로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첫 번째 해외 출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이공계 석·박사 인재를 채용하는 행사 참석이었을 정도다.

구 회장은 40대 '젊은 총수' 답게 보수적이었던 그룹 인사정책도 과감하게 바꿨다. 2018년 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LG화학이 1974년 창립 이후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건 처음이었다.

이는 '구광모식 인사 혁신'의 신호탄이었다. 2020년에는 글로벌 10대 인공지능(AI) 석학으로 손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그룹 AI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의 'C레벨 AI 사이언티스트'로 영입했다. 2021년엔 미국 백악관 사물인터넷부문 혁신연구위원 출신인 이석우 전무를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으로 영입했고, 지난해 미국 최대 통신사 AT&T 출신의 황규별 전무를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선임하기도 했다.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달까지 LG그룹에 합류한 임원급 인재는 100여명이다. 핵심 인재 확보는 다른 인재들을 부르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홍락 교수 영입 이후 지난해 3월 국내 AI 분야 석학인 서정연 서강대 교수가 합류했고 미국 스탠퍼드대와 코넬대를 거쳐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초빙교수를 지낸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LG AI 연구원 인력은 구 회장 취임 당시 70여명이었으나 현재 200명을 넘어섰다.



◇실력 갖춘 인재 적극 기용...'차세대 리더 100명 키우기'도 시작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주도할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전진 배치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나이와 성별, 출신과 무관하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적극적으로 기용한다. 작년 정기 인사에선 114명의 신임 상무를 발탁했는데 이 중 1970년 이후 출생자 비중이 92%에 달했다. 또한 최근 2년간 정기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중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었다. 이는 상무 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으로 CEO 후보 풀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사에서 2명의 여성 CEO가 선임되기도 했다. 이정애 코카콜라음료(LG생활건강 자회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LG생활건강 CEO에 올랐고 박애리 지투알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EO에 올랐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이 CEO에 선임된 건 두 사람이 처음이다.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18년 말 29명이었던 여성 임원은 올해 61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2.9%에서 6.7%로 늘었다.

구 회장은 2019년 젊은 인재를 미래 사업가로 육성하기 위해 별도 사내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당시 각 계열사에서 리더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갖춘 인재들을 추천 받아3개월 간의 심사를 거친 후 100여명을 선발했다.

구 회장은 이들과 해마다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도 저녁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도 온라인으로 이들과 소통했다.

구 회장은 이들에게 "꿈을 크게 갖고 힘차게 도전해 더 큰 미래를 위한 성장에 집중해 달라"며 "여러분이 사업가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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