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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리뉴얼]삼성 준감위의 고심…계열사 이사회, 4대 그룹에 전이되나치밀한 명분 마련, 무용론 지적 차단 필요성…LG·SK·현대차 행보 영향 불가피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17 10:21:55

[편집자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2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조직혁신을 진행한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후 1961년 첫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4대그룹을 복귀시키고 정식 회장 선출 작업을 동시 진행 중이다. 2016년 최순실 사태 이후 뒷전으로 밀려난 뒤 7년 만에 '재계 맏형' 복귀를 꿈꾸는 전경련의 변화상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재가입 문제를 두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경련 임시총회를 앞두고 급하게 회의를 열었지만 위원들이 중지를 모으지 못했다. 이번 주 금요일(18일)에 추가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준감위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건 전경련 재가입 이슈가 지닌 파급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준감위의 깊은 고민은 삼성그룹 계열사 이사회, 삼성의 결정을 바라보는 다른 4대 그룹의 전경련 합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급박하게' 열린 준감위, 결론 못 내려…무용론 차단·치밀한 논리 구성 '고심'

삼성 준감위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임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전경련 재가입을 다루기 위해 열렸다. 준감위는 매월 1회 이상 정기회의를 연다. 이달에는 22일에 열릴 예정인데 전경련 임시총회일과 겹쳤다. 이 때문에 정기회의 일정 외에 임시회의를 따로 열었다.

임시 회의는 다소 급박하게 잡혔다. 이날 임시 회의는 서울 강남역 인근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재계에 따르면 준감위 위원 중 해외에 체류해 직접 참석하지 못한 위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준감위가 전경련 임시총회를 앞두고 결론을 내리기 위해 빠른 템포로 움직인 셈이다.

준감위 관계자는 "위원들의 참석 여부, 화상회의 참여 여부 등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준감위에 전경련 재가입에 관한 검토를 요청한 것 자체가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준감위가 임시 회의를 여는 것 역시 삼성그룹의 전경련 합류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행보로 풀이됐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준감위에서 조건부 찬성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내 4대그룹은 총수의 결정으로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그 후 전경련이 쇄신 노력을 거듭하기는 했다. 하지만 최근에도 관가 출신 전문가가 상근부회장으로 영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의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준감위가 찬성하더라도 치밀한 논리와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준감위 무용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를 고려해 이찬희 준감위원장(사진) 역시 고민을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완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준감위는 이달 18일 다시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계열사 이사회·4대그룹 영향 '주목', 류진 회장 체제 '미완의 출범' 가능성도

삼성의 전경련 복귀는 준감위가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면 이후 계열사별 이사회 결의를 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류진 풍산 회장이 이달 22일 임시 총회에서 공식 추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재계에서는 늦어도 21일에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준감위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계열사들의 이사회 개최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준감위가 이달 18일에 최종 결론을 내리면 그다음 주에 이사회를 개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준감위가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22일 전에 이사회를 여는 방안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준감위가 어떤 내용의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서도 계열사 이사회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준감위가 조건부 찬성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고 있다. 준감위에서 내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경련 재가입을 추진하려면 계열사 이사회 구성원 사이에서도 나름의 방어 논리가 필요하다.

조건부가 아닌 전적인 찬성 의견이 나와도 계열사 이사회에서는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이사회에서 22일 전에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속도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사안에 대한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준감위의 행보는 4대 그룹에 영향도 불가피하다. LG, SK,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삼성그룹의 합류에 발맞춰 전경련에 재가입하는 게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다. 준감위에서 반대하거나 조건부 승인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LG, SK, 현대차그룹이 앞장서 재가입하기에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류 회장이 22일 공식 취임할 때 4대그룹이 모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완의 출범'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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