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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20년 숙원, ICT 융합으로 건설업계 고질 문제점 해결"이승기 하우빌드 대표, 온라인 공사 견적 서비스 '펜더'로 퀀텀점프 도전

이기정 기자공개 2023-08-22 08:25:0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사 현장 관리와 BIM(건설정보 모델링) 구축 등 건설업계의 고충 해결을 위해 20년간 끊임없이 달려왔다. 긴 여정에 난관도 여러번 있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동안 쌓은 데이터는 배신하지 않았고, 드디어 결실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하우빌드 본사에서 만난 이승기(사진) 대표는 하우빌드의 서비스가 건설업계에서 오랜시간 골머리를 앓아왔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우빌드는 이를 위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펜더 공사관리(가칭)' 서비스의 연내 출시를 노리고 있다.

◇발품 팔아 3000개 고객사 확보

충남대 물리학과 출신인 이 대표는 대학 졸업 전까지 건축과 인연이 없었다. 졸업 후 우연한 기회로 지방 중소 건설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현장 소장까지 빠른 승진을 거듭하며 실무를 쌓았다.

이 기간 느낀점은 업계에 생각보다 고질적인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현장에는 건축주와 건설사 간의 불신, 건축사와 하도급 업체와의 마찰 등 난제가 많았다"며 "보수적인 건설업계 특성상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기 요원해 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IT와 건축을 융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마음먹었다. 때마침 국내에는 'IT 붐'이 일고 있었다. 인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시스템을 구축해 제도화하겠다는 시도였다. 2003년 하우빌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초기만 해도 하우빌드의 고객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는 직접 발품을 팔아 중소형 건설사를 만나러 다녔다. 차근차근 고객사를 늘리다보니 2년차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모인 고객사 수는 현재 3000여개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하우빌드의 목표는 건축의 IT화를 통해 건축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책임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초창기에는 건설사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현재는 국내 건설사 4곳 중 1곳은 하우빌드의 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차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던 하우빌드가 시장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9년이다. 당시 뮤렉스파트너스와 어니스트펀드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자금으로 서울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하나벤처스 등으로 후속 투자를 받았다. 현재 누적 투자 유치금은 220억원에 달한다.

그는 "건축은 단기적인 마케팅과 광고로 성장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다소 느리게 보이더라도 20년 동안 파트너사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는 현재 하우빌드를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고 말했다.

◇건축주-건설사 '윈-윈' 솔루션 제시

이 대표가 회사 운영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신뢰'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믿을 만한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 오직 길잡이로서 직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조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대표가 모든 부분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고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하우빌드가 처음 설립된 대전에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 온 임원이 아직 남아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빌드의 주 고객사는 건축주와 중소형 건축사, 건설사다. 주로 10억~20억원 규모의 작은 현장에서 경험이 없는 건축주를 대신해 공사 현장을 매니징 해주는 것에 특화돼 있다. 이와 관련한 서비스가 '공사관리 시스템'이다. 건축주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공사 진행 현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공사관리 시스템을 얼핏 보면 건축주를 위한 서비스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건설사에게도 인기가 높다"며 "건사는 시스템을 통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 임금 체납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성 검사는 건축업계에서 오랜시간 앓고 있던 골칫거리 중 하나로 상호간의 신뢰가 부족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하우빌드는 시스템을 통해 신뢰를 제공하기 때문에 건축주와 건설사 양측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부연했다.


◇날개 단 '펜더', 연말 200개 고객사 확보 목표

이 대표는 올해를 하우빌드의 '도약의 해'로 평가했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쳤던 온라인 공사 견적 서비스 '펜더'가 드디어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펜더는 BIM을 토대로 건설사들에게 빠르고 저렴하게 설계 견적을 내주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온라인 견적 서비스는 2전 3기 끝에 완성된 서비스"라며 "10년 전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견적을 내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실패를 맛 봤고, 2년 전에도 시간을 단축해 재도전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3번째 도전은 지난달 '펜더'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펜더는 기존 건설사가 직접 견적를 만드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이 모두 절감된다는 강점이 있다. 비용은 이전 대비 약 6분의 1 수준이다. 견적을 뽑는데 필요한 시간 역시 절반 이상 단축했다.

이 대표는 현재 펜더의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에서 하나벤처스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활용해 펜더 운용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그의 목표는 연말까지 펜더 고객사 200곳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펜더를 선보인 결과 대다수가 긍정적인 받응을 보였다"며 "향후 견적을 내는 시간 단축과 함께 펜더 안정화 작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펜더와 기존 공사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해 건축 참여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펜더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매출 성장은 물론, 손익분기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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