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스타트업 설전]성홍, 투자기업 거주공간 지원에도 불만 목소리 '왜'④4년 동안 1.6억 혜택 제공…푸드컬쳐랩 "징계성 임대료 인상" 지적
이기정 기자공개 2025-04-25 08:56:34
[편집자주]
투자자와 스타트업 간 관계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은 FI의 자금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투자사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장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낸다. 얼핏 '갑을' 관계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동반자' 면모를 보여준다. 이들의 관계가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반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어반베이스와 신한캐피탈이 투자금 반환소송으로 갈등을 겪었다. 더벨이 스타트업과 투자사간 대립 사례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4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도움을 주곤 한다. 다른 투자사와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거나 거주 공간을 마련해주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외에도 다른 기업과 사업 연계 기회를 지원하거나 회사 운영을 위한 기초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경도 있다.푸드테크 기업 '푸드컬쳐랩'은 유일한 투자자인 '성홍'이 제공한 거주 공간을 약 3년 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해 왔다. 다만 성홍과 마찰이 생긴 후 급격하게 임대료를 올리는 '징계성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성홍은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발점은 할인율 '70%→20%' 인하…결국 퇴거
성홍은 2019년부터 모회사 삼양화학그룹이 보유한 '성홍타워'에 스타트업 공유오피스 '드리움'을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지원 차원이다. 성홍타워는 총 11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4층부터 7층을 드리움으로 운영하고 있다. 역삼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의 초역세권에 위치해 인기가 많은 편이다. 실제 성홍에 따르면 드리움의 자연공실률은 3% 수준이다.
드리움은 성홍의 포트폴리오 기업과 일반 스타트업이 같이 활용하고 있다. 성홍이 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은 인근 시세 대비 약 10% 할인된 가격으로 공간을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기업에게는 더 큰 할인율을 적용해 공간을 대여 중이다.

2020년 설립된 푸드컬쳐랩은 2021년 2월 드리움에 입주했다. 이후 1년 동안 4인실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받았다. 2022년 회사 인원이 증가하면서 15인실로 이주했고 약 70% 할인을 받아 2년 동안 더 머물렀다. 성홍에 따르면 푸드컬쳐랩이 이 기간 동안 받은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한 액수는 1억6000만원에 이른다.
푸드컬쳐랩은 2024년 성홍과 오피스 재계약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다. 성홍은 입주 기업이 오랜시간 공유오피스에 머무를 경우 할인율을 조정하고 있다.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과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실제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들도 입주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임차료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성홍은 푸드컬쳐랩의 공유오피스 할인율을 기존 70%에서 20%로 줄이겠다고 공지했다. 푸드컬쳐랩은 이같은 결정이 보복성 징계라고 주장한다. 성홍이 회사에 기타비상무 이사 선임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자 행한 조치라는 것이다. 결국 푸드컬쳐랩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드리움을 떠났다.
성홍 관계자는 "푸드컬쳐랩이 사업 초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보다도 더 높은 할인율로 공유오피스를 제공했다"며 "현재 드리움에 거주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 중에서 3년 이상 머무른 곳은 푸드컬쳐랩을 포함해 2곳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복성 징계가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과 형평성 위한 필수적 조치…"과하지 않아" 평가
스타트업에게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사례는 많다. 먼저 서울경제진흥원 '서울창업허브',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 포레' 등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 디캠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공공기관 성격을 띄고 있는 곳들이 거주 공간을 제공 중이다.
벤처캐피탈(VC) 중에서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 스마일게이트가 '오렌지플래닛'을 운영하고 있다. 또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가 본사 건물을 일부 활용해 포트폴리오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보육 공간을 운영 중이다.
더벨의 취재를 종합하면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이 거주 공간을 활용하는 기간은 6개월에서 최대 2년이다. 스타트업이 비용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관리비 차원에서 소액을 내는 사례는 상당수 있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거주 공간을 처음 오픈하면 투자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아 오랜시간 혜택을 받는 기업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홍이 드리움을 운영한 기간이 6년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많아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기관의 관계자는 "특정 기업에게 장기간 혜택을 주면 다른 곳에서 불만이 나오는게 당연하다"며 "4년이면 충분히 퇴거나 임대료 인상을 고려할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성홍이 푸드컬쳐랩에 거주 기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퇴거가 아닌 임대료 상승을 통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푸드컬쳐랩의 반응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험자본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된 내용만 보고 판단하면 성홍이 푸드컬쳐랩에 도움을 주고도 비난을 받은 상황처럼 보인다"라며 "설령 징계성 보복이었다고 해도 성홍이 푸드컬쳐랩에 양보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더벨은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듣기 위해 푸드컬쳐랩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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