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금감원, 은행장 선임에 '은행 임추위' 역할 강화 논의현재는 지주 자추위에 주도권…은행 이사회도 참여해야 '정밀 검증' 가능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18 08:15:3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 모범관행(Best practice) TF가 CEO 승계 프로그램 개선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금감원은 은행장 선임 과정에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선임에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회색 지대에 놓인 은행장 선임 권한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모범관행 TF는 지난 13일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를 열고 CEO 승계 프로그램 개선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모범관행 TF가 CEO 승계 프로그램 관련 회의를 연 건 지난달 29일 이후 두 번째다.
모범관행 TF는 은행장 선임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를 주요 아젠다로 삼고 있다. 은행장 선임에 있어 은행 임추위원들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이사회 소위원회 현황을 보면 지주 자추위와 은행 임추위는 각각 독립돼 있다. 예를 들어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KB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도 같은 구조다.
각 소위원회의 이름과 설치 목적만 놓고 보면 지주와 은행의 권한이 충돌한다. 지주 이사회는 계열사 대표이사후보를 추천할 권한을 가지는 만큼 산하 은행의 CEO 최종 후보를 정할 수 있다. 은행 이사회도 은행장 추천을 설치 목적으로 두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지주 자추위가 주도권을 갖고 은행 CEO 최종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진행된다. 지주 자추위가 계열사 CEO 후보들을 평가하고 추천할 때 은행장 승계도 함께 이뤄지는 식이다. 은행 임추위는 지주가 정한 후보를 최종 후보로 추천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다.
금감원은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가 완전히 배제되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은행 이사회가 지주 이사회보다 CEO 후보와 은행 경영 현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 임추위로 추천 권한을 넘기는 건 어려워도 은행장 승계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낼 필요는 있다는 게 금감원 측 입장이다.
◇지주 회장 주도 '후계자 양성' 차단 필요성
금감원은 은행 이사회의 권한과 영향력을 확대해 지주 회장의 의중대로 은행장이 선임되는 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달리 자추위에는 회장이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후보가 은행장이 되면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금융지주 특성상 은행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주 회장이 본인이 염두에 둔 후계자를 육성하기 위해 은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지주가 계열사를 관할하는 위치에 있고 지주 자추위에 주어진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은행 사외이사가 표결에 참여하는 건 무리일 것"이라며 "면접이나 평가 과정에서 지주 사외이사와 소통하는 건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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