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를 움직이는 사람들]'30년 대계' 최대과제 미래기술, 기반 닦는 김지홍 원장⑤항공우주분야 연구개발 전문가… R&D 비용 5년간 1.5조대로 확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26 07:24:35
[편집자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신냉전의 본격화로 전투기 수출의 기회가 늘어나는 한편 우주가 새로운 사업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UAM 등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 역시 사업기회다. 향후 몇 년은 KAI가 크게 도약하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더벨은 격변기를 맞은 KAI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을 조명하면서 KAI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글로벌 KAI 2050' 비전에는 현재 3대 주력사업인 고정익·회전익·기체부품의 향후 사업 로드맵뿐만 아니라 KAI가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AAM(미래항공체), 위성이나 발사체 등 우주 관련사업의 계획도 담겨 있다.이 미래사업들은 그간 KAI가 크게 두각을 보였던 분야는 아니다. 글로벌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술적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 때문에 KAI는 R&D(연구개발) 성과에 과거보다 막중한 책임이 걸려 있다. KAI의 R&D를 이끄는 김지홍 미래융합기술원장 전무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KAI 퀀텀점프 핵심 '신시장 대응', 무거워지는 R&D 성과 과제
강구영 KAI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KAI의 경영현황을 놓고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 지금이 퀀텀 점프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퀀텀 점프에 실패한다면 KAI는 국내 기반 하청기업으로서 낮은 성장만을 지속하거나 결국에는 도태될 수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내보였다.
KAI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산비리 혐의로 경영적 압박을 받다 2018년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의 수주에 실패하고 뒤이은 코로나19로 실적까지 위축되는 등 침체기를 보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주나 실적 등 숫자로 확인 가능한 경영 침체보다도 KAI가 UAM(도심항공 모빌리티)이나 우주 관련사업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진단이 나왔다. 강 사장이 내보인 위기의식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강 사장은 KAI보다 앞서 나간 경쟁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2022년 9월 KAI 대표이사에 선임되자마자 대규모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2부문 3그룹 9실 32팀의 체제가 1부문 8실 30팀의 체제로 슬림해졌다. 이 때 KAI의 미래사업부문과 기술혁신센터가 '미래융합기술원'으로 통합됐다.
미래사업 관련 R&D 역량을 집중할 기반은 갖춰졌다. 그러나 새 조직을 누가 이끌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남았다. 강 사장은 항공기해석실장을 지내던 김지홍 상무보를 미래융합기술원장으로 지명했다.
KAI의 R&D 수장에 오른 김 원장에게 크게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김 원장은 2022년 12월 KAI 연말 인사를 통해 상무로, 올해 초 다시 전무로 직급이 높아졌다. 이와 같은 '쾌속 승진'에는 김 원장을 향한 강 사장의 기대와 신뢰, 김 원장이 지고 있는 R&D 성과의 책임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김지홍 원장, 항공우주공학 지식 풍부한 R&D 전문가
김 원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도 받았다. 1996년 KAI(당시 대우중공업) 입사 직후부터 고정익 개발 파트에 투입돼 훈련기, 전투기, 무인기, 민항기 등 다양한 개발사업에 참여한 항공우주분야 연구개발의 전문가다.
그는 고정익 비행성능팀장, KFX(현재 KF-21) 비행역학팀장 등을 거쳐 2018년 상무보 승진과 함께 항공기해석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높은 이론적 지식을 요구하는 직책들에서 역량을 입증하면서 R&D 수장에 오른 것이다.
김 원장이 당면한 R&D 과제는 첫째가 AAM(미래비행체)나 독자적 위성 플랫폼 등 신형 비행체 플랫폼 개발의 기술적 기반 마련, 둘째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래 신기술 확보다. 과거 경영 침체로 KAI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분야들이다. 강 사장이 '글로벌 KAI 2050' 비전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분야들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미래융합기술원장에 오른 직후 "그동안 해외 선진사의 R&D 전담조직이 회사의 싱크탱크로서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부러워했다"며 "이제 KAI의 싱크탱크 조직이 만들어지게 돼 무척 기쁘지만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AI의 2050년 비전에는 기존 연 2000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R&D 투자를 올해부터 5년간 총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간 50%에 가까운 R&D 투자 증액은 김 원장을 향한 KAI의 기대이자 동시에 그가 안고 있는 R&D 성과의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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