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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가치투자 하우스의 비상장·메자닌 전문가 라이프운용 남두우 대표증권사 PB 출신…이채원·강대권 손잡고 1등 운용사 목표

황원지 기자공개 2023-09-27 08:33:0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치투자로 알려진 라이프자산운용에서 비상장, 메자닌 투자를 맡은 인물이 있다. 바로 남두우 라이프자산운용 대표(사진)다. 라이프자산운용의 전신인 다름자산운용을 세운 남 대표는 비상장 및 메자닌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펀드매니저이기도 하다. 설립 1년 만에 홀로 1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하우스의 기틀을 닦았다.

남 대표가 투자에 처음 눈을 뜬 건 PB로 일할 때다. 교보증권에서 PB로 활동하던 2006년, 상장을 준비하던 한 조선철강 업체에 리테일 자금을 모아 투자해 크게 성공하면서 메자닌에서 기회를 봤다. 이때부터 쌓은 증권사 IB와의 네트워크가 PB에서 펀드매니저로 전향한 이후에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성장 스토리: 교보증권 PB로 시작한 부산사나이, 메자닌 전문가로 성장

남두우 대표가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디디게 된 계기는 ‘부산’이다. 1968년생인 남 대표는 부산 출신으로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지만, 항상 마음 속으로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었다. 이에 입사 지원서를 모두 증권사 부산지점으로 냈고, 그렇게 그렇게 교보증권 부산지점의 PB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5년 시작한 PB 생활은 만족감이 높았다. 남 대표는 초창기 3년 동안 기업을 공부해서 투자하면 이에 따라 수익이 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주식에 재미를 붙였다고 회상했다. 1997년 IMF을 맞아 투자했던 개인 재산을 모두 잃고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으로 이직하기도 했지만, 빚을 청산하고 2002년 다시 교보증권 부산지점장으로 친정에 복귀했다.

메자닌 투자를 처음 만난 건 교보증권에 다니던 2004년이었다. 남 대표는 한 조선철강 업체가 상장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해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회사 측에서는 상장 전에 약 3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했다. 회사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한 남 대표는 2006년 1월 직접 주관계약을 맺고 고객 자금을 모집해 메자닌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가 2008년 상장하면서 남 대표를 비롯한 고객들도 10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남 대표는 이때를 기점으로 비상장과 메자닌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6년 첫 딜 당시 관계를 튼 IB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를 공유했다. 고객 자금과 본인의 자체 자금을 투입해 여러 차례 투자를 진행하면서 업계에서도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2016년에는 서울로 올라와 독립계 회사를 차리고 투자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탄탄하게 다져둔 증권사의 IB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메자닌 딜에 참여하며 수익을 냈다. 그러던 2018년 보다 전문적인 투자를 위해 다름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다름자산운용은 2021년 이채원 의장과 강대권 대표가 합류하며 라이프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공포와 흥분의 시기에 평정심을 유지해라”

남두우 대표는 펀드매니저의 가장 큰 덕목으로 평정심을 꼽았다. 남 대표는 “시장은 언제나 공포와 흥분의 시기를 반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직후 대폭락과 같은 공포에 사로잡히는 시기도 있는 반면, 최근의 2차전지 급등과 같이 흥분하는 시기도 있다는 설명이다. 남 대표는 어떠한 시기에도 평정심을 지키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펀드매니저로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을 꼽았다. 남 대표는 이채원 의장과는 중앙대 동문 사이다. 남 대표가 PB로 일하던 2004년, 학교 선배의 소개를 받아 이 의장의 동네 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이 의장은 이미 스타 매니저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시기였다. 남 대표는 이때 이 의장에게 가치투자 철학을 듣고 투자관을 크게 바꾸게 된다.

실제로 남 대표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투자에서 출발한다. 남 대표는 메자닌, 비상장 투자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펀드 운용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바텀업 방식으로 개별 기업에 대해 분석을 진행한 후 투자를 결정하고, 분산투자 원칙을 지킨다. PB로 일하며 고객 자산을 관리하면서도 이러한 방식을 유지했다.

남 대표는 “교보증권에서 PB로 일하며 2013년 10월에 퇴사할 때까지 전국에서 맡았던 고객 자산을 한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다”며 “자산의 대부분을 보수적인 기조 아래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일부는 대체투자를 통해 알파 수익을 내는 게 주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하우스 기틀 마련한 라이프 IPO 코스닥벤처 시리즈

남 대표의 첫 번째 트랙레코드는 라이프자산운용의 ‘라이프 IPO 코스닥벤처’ 시리즈다. 해당 펀드는 2020년 8월 처음 1호 상품이 출시됐다. 남 대표의 간판 상품으로, 매년 꾸준히 추가 설정돼 현재 5호까지 출시돼 운용중에 있다. 현재까지 시리즈 펀드 전체를 합쳐 전체 설정액은 800억원이 넘는다.

라이프 IPO 코스닥벤처 시리즈는 라이프자산운용의 개국공신과도 같은 펀드다. 남 대표가 처음 다름자산운용을 설립한 시기는 라임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 업계가 어려울 때였다. 때문에 2019년 말 인가를 받고 난 이후에도 약 반년간 펀드 설정을 아예 하지 못하는 시기를 겪었다. 그러던 2020년 5월 처음으로 공모주 펀드를 메리츠증권에서 설정하고, 그 다음으로 낸 게 라이프 IPO코스닥벤처 1호다. DB금융투자에서 남 대표의 투자 전략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1호에 이어 2호 펀드를 연달아 설정하는 데 성공한다.

1, 2호가 물꼬를 트면서 하우스도 성장세로 돌아섰다. 개방형이면서 추가형으로 설정된 2호 펀드를 비롯해 타 펀드들에 추가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설립 1년만에 운용자산(AUM) 규모 1000억원을 돌파했다. 얼어붙은 시장에서 독립계 신생 운용사로는 독보적인 성과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사모펀드일 경우 CB나 BW 등의 메자닌을 70% 가량 담는다. 이외에 기업공개(IPO)시 공모주를 배정받아 알파 수익을 낸다. 따라서 주식 트레이딩 능력과 메자닌 등의 소싱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남 대표의 경우 오랜 기간 PB로 일하면서 쌓은 트레이딩 경험에 넓은 IB네트워크를 통한 메자닌 소싱 능력을 통해 초과 성과를 냈다.

현재 코스닥벤처 1호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89.94%로, 같은 기간 코스피(13.21%)를 크게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년 수익률 또한 18.09%로 같은 기간 코스피(8.06%), 코스닥(15.75%) 지수를 모두 상회했다. 해당 펀드는 올해 12월에 청산이 될 예정으로 이미 담았던 메자닌 투자 등은 모두 정리한 상태다.

◇트랙레코드2: 라이프운용 변신의 합작품 '멀티코어 제1호'

남 대표는 두 번째 트랙레코드로 라이프 멀티코어 펀드를 꼽았다. 남 대표는 “이채원 의장과 강대권 대표가 합류한 이후로 라이프자산운용을 함께 키워가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코어 펀드는 강 대표와 남 대표가 공동 운용한다. 국내 상장주식을 80% 내외, 비상장주식에 10% 내외의 자산을 배분한다. 상장주식으로는 저평가 가치주를 기본적으로 담되, 하우스의 정체성인 ESG 행동주의에 기반한 이벤트드리븐 전략과 선물, ETF 등을 통한 헷지전략을 병행한다. 비상장주식 투자에서는 비상장 Pre-IPO 및 상장사 메자닌에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라이프자산운용의 두 축이 함께 움직이는 셈이다. 라이프운용은 2021년 새로 출범한 이후 운용본부를 둘로 나눠 가동하고 있다. 전통자산 투자를 맡은 강대권 대표가 이끄는 전략운용본부와 대체투자를 맡은 남두우 대표가 이끄는 투자운용본부다. 이번에 낸 멀티코어 펀드는 라이프자산운용의 두 축이 함께 힘을 합쳐 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올해 3월 설정 이후 지수를 크게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32.21%로 같은 기간 코스피(-5.67%), 코스닥(-4.64%)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메자닌 등 대체투자의 경우 투자 후 성과가 수익률로 날 때까지 1~2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익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대체투자에도 ESG 적용, 최고의 사모펀드 운용사 키워낼 것

남두우 대표는 향후 라이프자산운용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남 대표는 “처음 다름자산운용이라고 이름을 지을 때 고객들에게 ‘남다른’ 투자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라이프운용에 주식이나 채권부터 대체투자까지 다양한 자산군의 라인업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자를 결정 할 때에는 ESG 기준에 부합하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ESG 행동주의에 기반한 가치투자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는 하우스다. 남 대표도 비상장 및 상장 메자닌 투자를 할 때에 기술력을 기본적으로 보되, 사회나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지도 함께 살피고 있다. 1호 비상장 프로젝트 펀드로 투자한 ESS 기업 한중엔시에스 같은 사례를 늘려갈 계획이다.

남 대표는 사모펀드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업계 상황이 좋지 않지만, 사모펀드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 시장 성장에 일조한다는 목표다. 남 대표는 “PB 시절부터 운용사를 설립한 지금까지 IB업계, 운용업계 선후배분들의 도움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운용사 대표로서 시장을 키우고, 후배들이 성장하는 토양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무실 앞에 돈키호테 그림이 걸려있다. 남 대표는 “돈키호테는 미친 사람처럼 취급받지만, 이상을 꿈꾸는 게 사람에게 얼마나 이로운지를 알려 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이프자산운용도 국내 최고의 사모펀드 운용사로 키워내고 싶다”며 “지금은 어려운 목표로 들릴 수 있지만, 돈키호테 정신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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