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임종룡호 1호 과제 '지배구조' 책임지는 이정수 상무③그룹 최초 '승계 프로그램' 도입…임추위 직간접 개입, 차기 CEO 선임 키맨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27 07:20:24
[편집자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반년이 지났다. 다른 금융회사보다 회장과 행장 선임이 늦어진 탓에 비로소 임종룡 체제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있다. 임 회장은 본인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대학 동문과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믿을맨' 참모진을 내세운다. 각 분야별 참모가 임 회장의 경영 방침을 책임지고 이행하는 구조다. 더벨은 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 임종룡호가 나아가는 방향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프리젠테이션(PT) 발표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계파 갈등을 우리금융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했는데 그 배경에 부실한 지배구조가 있다고 봤다. 본인이 회장에 선임되면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임 회장은 예고한대로 3월 말 취임식 직후 우리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전임 우리은행장의 용퇴로 단기간에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임 회장의 특명을 받아 2달 만에 그룹 최초의 승계 매뉴얼을 완성하고 시행한 인물이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상무다.
이 상무는 임 회장과 이사회의 가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임추위를 지원하는 이사회사무국을 전락부문 산하에 두고 있다. 임추위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 차기 회장 선임 키맨으로 꼽힌다.
◇인사 업무 경험한 유학파, 그룹 CEO 선임 기준 세우다
이 상무는 1967년생으로 1985년 서울 경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8월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입행 후 해외 연수를 떠나는 다른 임직원들과 달리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95년 조지워싱턴대학교 국제금융학과를 석사 졸업했고 이듬해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에서 IR부장, IR본부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했는데 이에 앞서 인사 업무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14년 인재개발부에서 부장대우로 일했다. 이 경력이 임 회장 체제 첫 인사에서 전략부문장을 맡아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 설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유학파로 선진국 사례 취합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지난 5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정립이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에 앞서 CEO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한 대구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금융권에서 사례를 찾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파 갈등 논란도 의식해야 했다. 앞서 지주와 은행을 이끈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었다. 이번에는 상업은행 출신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한일은행 출신인 이 상무가 승계 절차를 진두지휘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했다.
이 상무는 출신 은행과 관계 없이 외부 자문기관에 의한 공정 평가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상업은행 출신 2명이 마지막 후보군에 잔류했고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선임되면서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에 CEO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육성 프로그램도 개발해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은행장을 선임할 때는 시간 제약으로 4명의 후보를 임의로 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로는 육성 프로그램으로 롱리스트 후보군을 추린다는 구상이다.
이 상무는 본부장급 인사 70명을 CEO 후보군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CEO 후보군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차 불거지지 않도록 하려면 이 상무가 공정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장 선임에 사용된 승계 프로그램은 향후 지주 회장 선임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 상무는 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6년 3월 전에 회장 승계 프로그램 첫 선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사회사무국 지휘 권한 부여
이 상무는 국내 금융권에서 이례적으로 이사회사무국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내부 임원이다. 이 상무가 지휘하는 전략부문 전략기획부 산하에 이사회사무국이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로 이동시키고 경영진과 분리하는 건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금융 당국도 이사회 및 사외이사 지원 조직을 경영진과 분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간 금융지주가 이사회사무국을 통해 사외이사 및 회장 선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온 관행을 종식하자는 취지다.
우리금융은 여전히 임 회장이 이 상무를 통해 이사회사무국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다. 이 사회사무국은 사외이사 후보군의 67%를 추천하고 있고, 사외이사 선임 과정도 주관한다. 사외이사 선임 후 꾸려지는 임추위가 차기 회장을 선임할 때도 이사회사무국의 지원을 받도록 돼 있다. 이 상무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사외이사 선임, 임추위 구성, 회장 선임으로 이어지는 승계 연결고리의 키맨인 셈이다.
임 회장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이 상무에게 이사회사무국 지휘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사무국이 외부 자문기관을 활용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CEO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이사회 산하로 이동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사외이사 지원 조직인 이사회사무국 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이 예외적으로 이사회사무국을 지주 회장과 지주 임원의 직속 조직으로 두고 있는데 당국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에 맞춰 개선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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