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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자본확충 스텝꼬인 CJ CGV, 신종자본증권은 가능할까계획 대비 확 줄어든 유상증자 규모...IB들 "연내 한 차례 추가 조달 필요"

김슬기 기자공개 2023-10-17 13:24: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5: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의 대규모 자본확충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자금 조달 계획에도 관심이 모인다. 올해 CJ CGV는 유상증자와 더불어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까지 더해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꿈꿨다. 하지만 법원의 제동으로 당장의 자본확충이 어려워지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게다가 CJ CGV는 당초 계획보다 유상증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면서 채무상환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연말 조기상환해야 하는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차환 발행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봤다. 다만 올해 계획한 자본확충이 선행되어야 시장성 조달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올해 12월 만기 채권 규모 3800억, 신종자본증권 조달 선택지로 떠올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CJ CGV는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만기와 1600억원 규모의 공모 신종자본증권, 2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등 총 38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최근 CJ CGV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초 계획했던 유상증자 규모는 5699억원이었지만 실제 유상증자로 유입된 금액은 4153억원 선이다. CJ CGV 측은 이 중 2253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는 12월에 돌아오는 채권 만기 3800억원 중 2253억원에 대한 현금만 확보가 된 것이다. 보유 현금을 활용해 회사채 및 차입금을 상환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겠다는 것이지만 1500억원 가량의 채권 만기에 대응하기 위한 숙제가 남았다.

IB업계 관계자는 "CJ CGV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서 당초 계획했던 물량보다 휠씬 자금이 적게 들어왔다"며 "올 12월에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만기 대응을 위한 차환 발행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2021년 12월에 발행된 것으로 표면상 30년 만기지만 2년 후 스텝업(step-up) 조항이 붙었다. 해당 시기에 조기상환 조건도 붙었기 때문에 실질 만기는 2년으로 보는 것이다. 당시 연 5.5%에 발행했고 2년 후 2%, 3년후부터는 해마다 0.5%씩 금리가 가산된다.

◇ 변수된 CJ올리브네트웍스 가치평가, 향후 신용도 영향 미칠까

CJ CGV는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차환을 위한 현금 마련도 중요하지만 이는 모회사의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까지 완료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 법원이 CJ CGV가 신청한 신주발행조사 비송사건에서 감정보고서의 객관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 신청을 기각한 상황이다. 이에 CJ CGV 역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쟁점은 CJ㈜가 현물출자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가치가 과대 평가됐는지 여부였다. 한영회계법인은 현금흐름할인법(DCF)를 적용,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4444억원으로 평가했다. 자본시장에서는 연내 CJ㈜의 현물출자가 완료되지 않으면 향후 시장성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항고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절차가 마무리가 되어서 연내 자본확충이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계획한 재무 개선이나 신용도 평가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선 IB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전에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 계획이 지연되면 신용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시장성 조달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부분이 빨리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CJ CGV의 유상증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고 정기평가에서 극장업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등급전망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현재 'BBB+,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의견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단은 회사의 재무보다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계획된 재무개선이 이뤄지지 않은만큼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회계상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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