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Red & Blue]비상 준비하는 '쎄트렉아이', 성장 로드맵 탄탄대로2024년 위성발사·자회사 상장 가능성, 기업가치 재평가

윤기쁨 기자공개 2023-10-20 09:14:2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어릴 적 꿈에서만 그리던 우주여행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정부만 아니라 민간도 우주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마침내 매달 우주로 관광을 떠나는 상품도 등장했는데요. 지구 바깥의 또다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 엑스’,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등 글로벌 기업이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이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회사가 있습니다. 인공위성을 만들고 위성데이터 수신처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쎄트렉아이’입니다.

쎄트렉아이는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출신 연구원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업체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공위성 개발과 관련된 모든 핵심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제작이 가능한 기업이기도 하죠. 지구 관측용 초고해상도 인공위성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자회사로는 위성 영상을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SIIS(지분율 62.5%)와 인공지능 기반 위성·항공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SIA(89.2%)를 보유 중입니다.

현재 주가는 2만9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때 8만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는데요. 2021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급부상했습니다. 당시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 20%를 취득했습니다. 주인이 바뀐 이후 자금 실탄을 쌓은 쎄트렉아이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인공위성은 국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위성은 크게 감시정찰용과 관측용 두 개로 활용될 수 있는데요. 감시정찰은 북한 미사일과 같은 한반도 위기 대응 등을 위한 국방용에 쓰입니다. 관측용은 기상과 지형, 농업 산림자원, 수자원, 해양관리, 전천후 지구관측 등 여러 용도에 사용됩니다.

주요 매출은 자체 제작한 위성시스템 수주 계약(Turn-key)을 맺거나 본체, 탑재체, 지상체 등 일부 부품을 제공하면서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외 약 30개 위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말레이시아, 두바이, UAE 한국 정부 등에 관측 위성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공급했습니다.

국내외 정부, 정부산하기관 등 안정적이고 굵직한 고객사도 다수 보유 중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화시스템, 대한한공, UAE(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이 대표적이네요.

쎄트렉아이 주가 추이.

◇Industry & Event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역시나 실적 때문인데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914억원, 영업손실 77억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올해 상반기도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389억원, 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연말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합니다.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적자는 주식보상비용, 연구개발비 증가와 국내 방산 프로젝트 참여 확대, 신규 수주 증가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규 수주 계약이 많아지면서 외형이 성장한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들어 쎄트렉아이는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과 국방용 위성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작년까지 집계된 수주 잔고는 2558억원이었지만 올해 군·정부 사업 중심으로 계약이 증가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입니다.

국내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위성투자가 본격화 되면 쎄트렉아이의 비상도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정부는 초소형 위성 체계 개발사업에 2030년까지 총 사업비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위성체, 지상 시스템, 활용 시스템 등을 개발·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우주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20.5% 늘린 5000억원을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국방부도 국내 안보를 목적으로 정찰위성 운영을 점차 활대할 계획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 점유율을 확대시키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강력한 만큼 다양한 지원책도 나올 전망입니다.

◇Market View

글로벌 리서치 업체들은 소형 위성 제조시장이 2031년까지 연간 15%, 위성 데이터 서비스는 2026년까지 23%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우주 관련 산업은 갈수록 커져갈 것이 분명한데요. 이에 발맞춰 쎄트렉아이도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쎄트렉아이는 2024년을 목표로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우주에 위성을 발사해 위성 영상을 판매하거나 기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죠. 장기적으로 위성 서버에 쓰이는 통신 부품을 공급하는 등 사업 영역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새로운 산업도 등장하게 될 겁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네요.

개발 중인 위성은 30cm급 초고해상도 관측 위성인 ‘SpaceEye-T’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지구 관측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게 목표입니다. 계열사인 SIIS와 SIA,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잠재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쎄트렉아이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습니다. 특히 증권가는 자회사인 SIIS와 SIA의 IPO(기업공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우주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매출 확대,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최대 출자자 요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등 우호적인 환경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Keyman & Comments

쎄트렉아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김이을 대표(사진)입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었던 그는 우리나라 주요 위성인 '아리랑 1호', '천리안 1호', '과학기술 위성 1호' 개발 현장에 함께 있었습니다. 창업 멤버인 그는 지금 경영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1969년생인 김이을 대표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물리학 박사를 취득하고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동료들과 함께 쎄트렉아이를 세웁니다.

2019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그는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대표직에 오른 직후 먼저 한 건 한화그룹과 손을 잡는 일이었습니다. 그해 1월 한화그룹 항공·방산 부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90억원을 투자해 쎄트렉아이 지분 30% 인수를 결정합니다.

발기인이 창업 멤버들로 구성돼있던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대기업을 끌어들인 선택은 당시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요. 당연히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지분율도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자본금을 확충하고 공동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쎄트렉아이는 한화그룹이 만든 우주사업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쎄트렉아이 이사회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쎄트렉아이의 기술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든든한 자금, 김동관 사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