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 활용법]스템코-스테코, 삼성과 도레이 ‘반도체 협력’ 징검다리①DDI 패키징 밸류체인 구축…매입처 일원화·매출처 확보 '윈윈'
이민호 기자공개 2023-10-25 07:35:12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4: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템코와 스테코. 사명도 비슷한 이들 조인트벤처는 삼성그룹과 일본 도레이(Toray) 그룹이 오랜 기간 이어온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협력을 상징한다.이들 그룹은 조인트벤처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반도체 패키징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핵심부품 매입처를 일원화하고 도레이첨단소재는 고정 매출처를 확보하는 윈윈(win-win) 효과를 얻었다.
◇삼성-도레이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맞손…스템코-스테코 밸류체인 완성
삼성그룹과 일본 도레이그룹의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협력은 약 30년을 이어올 만큼 견고하다. 두 그룹의 협력에는 두 곳의 조인트벤처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1995년 출범한 스템코와 스테코다.
이들 조인트벤처는 삼성그룹과 도레이그룹이 합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인 점은 같다. 하지만 스템코 지분은 일본 도레이인더스트리(Toray Industries)가 70%, 삼성전기가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반면 스테코 지분율은 삼성전자가 70%, 도레이인더스트리가 30%다.
지배구조의 차이는 밸류체인에서의 각 조인트벤처 역할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이들 조인트벤처 출범에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구동에 핵심적으로 소요되는 드라이버 IC(DDI·Display Driver IC) 모듈(패키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는 삼성전자의 니즈가 바탕이 됐다. 반도체 조립 기술을 보유한 삼성그룹이 원소재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그룹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협력의 시작이다.
도레이첨단소재·삼성전기→스템코→스테코→삼성전자 단계가 DDI 패키지(TCP·Tape Carrier Package) 밸류체인의 기본적인 틀이다. 스템코는 도레이첨단소재와 삼성전기로부터 원·부자재를 사들여 DDI 패키징용 필름을 제조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도레이인더스트리의 국내 완전자회사다.
스템코가 생산하는 필름은 TAB(Tape Automated Bonding) 필름과 COF(Chip On Film) 필름이다. TAB 필름은 폴리이미드(Polyimide) 필름을 기판으로 접착제와 동박을 붙인 3층 구조로 오랜 기간 DDI 패키징에 사용됐다. COF 필름은 TAB 필름과 기능은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고해상도화에 대응해 구리(Cu)를 도금한 폴리이미드 필름을 이용하는 점이 다르다.
스템코로부터 DDI 패키징용 필름을 남품받아 DDI 패키징을 담당하는 곳이 스테코다. 스테코는 DDI와 필름을 접합해 모듈화한 TAB와 COF 등 TCP를 삼성전자로 납품한다. 삼성전자는 최종적으로 TCP를 디스플레이 제품에 장착한다. 삼성전자의 핵심부품 매입처 일원화와 도레이첨단소재의 고정 매출처 확보의 윈윈 효과가 있다.
◇안정적 매출 창출…한정된 매출처 의존은 약점
이런 효과는 각 조인트벤처의 수익구조에서 잘 드러난다. 도레이첨단소재(3월 결산)의 별도 기준 지난해 스템코에 대한 매출액은 164억원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필름, 부직포, 원사 등 다양한 기초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출처가 국내외 기업 등 크게 넓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체 매출액(2조1611억원)에서의 스템코 비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 매출처만 보면 스템코는 일진하이솔루스(219억원)와 함께 핵심 매출처다. 삼성전기(12월 결산)도 지난해 스템코에 대한 매출액 22억원이 발생했다.
스템코(3월 결산)의 지난해 스테코에 대한 매출액은 538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1664억원)의 32.3%로 높은 편이다. 스테코(12월 결산)의 경우 수익구조가 더 단순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액이 301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3117억원)의 96.8%에 이르렀다.
이들 조인트벤처는 밸류체인상 역할이 뚜렷해 기본적으로 매출액의 변동성이 낮다. 하지만 특정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당 매출처의 매입액이 한번 변동하면 매출액도 크게 흔들린다. 실제로 스테코 매출액은 2021년 4100억원 등 5년(2017~2021년) 평균 370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117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액이 2021(3926억원)에 비해 900억원 넘게 줄어든 탓이다.
스테코 매출액 감소는 스템코 매출액 감소로도 연결됐다. 스템코 매출액은 2021년 3135억원 등 5년 평균 297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664억원으로 주저앉으면서 11년 만에 당기순손실(-187억원)을 냈다. 스테코에 대한 매출액이 2021년(1099억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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