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위기이자 기회' SK이노베이션, 다가오는 폐배터리 상업화환경과학기술원, 사업화 기반 R&D…2025년 겨냥 합작사·생산공장 구축
김동현 기자공개 2023-10-25 07:24:50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제품 생산에 따라 배출되는 탄소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는 문제에 늘 직면해 있었다. 석유화학·정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그린에너지·소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역시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여기에는 이차전지와 같은 친환경 제품군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리사이클링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까지 포함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기후변화 관련 미래 위험 요인이자 기회 요인에 폐배터리 처리를 넣어 사업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폐배터리 기술은 회사의 연구개발(R&D) 중심지인 환경과학기술원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양산 단계에 접어들진 못했지만 사업화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고 개발 인력을 끌어모으는 한편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할 시점인 2025년을 겨냥해 생산 기반 구축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환경과학기술원,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밑그림
SK이노베이션이 이달 채용을 통해 모집하는 환경과학기술원 경력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BMR)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 환경과학기술원은 이미 2017년부터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4년여의 R&D 끝에 2021년 말부터 연구소 내 데모플랜트에서 이 기술을 실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력 채용은 공정 최적화와 상업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파일럿 단계에서의 금속 니켈 추출과 리튬 분리·정제 등 BMR 사업의 바탕이 되는 공정 전반에 대한 최적화 작업을 담당한다. 리튬과 니켈은 모두 이차전지 핵심 원료로 각각 전기전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미 계열사 SK온이 이차전지 생산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환경과학기술원이 폐배터리 관련 R&D를 주도하는 데에는 이곳에서 초기 기술개발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과학기술원은 아래에 7개 센터·그룹을 두고 분야에 따라 각 사업회사와 협력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BMR과 같이 리사이클 사업 연구의 경우 환경과학기술원 내 환경기술연구센터가 주도하며 해당 센터에서는 BMR 외에도 수처리·용수 재활용 기술, 폐플라스틱 화학적재활용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에 BMR 연구원으로 채용되는 인력들 역시 이곳 소속으로 편재돼 금속 회수 공정 상업화의 그림을 그려가게 된다. 특히 환경과학기술원은 주요 업무 중 하나로 배터리용 금속 전구체 제품 생산 기술개발을 기재해 향후 BMR 사업을 주요 소재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놨다.
전구체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원료다.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하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아 폐배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사업자들이 리사이클한 광물을 통한 전구체 생산체제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BMR 사업을 준비하는 환경과학기술원 역시 이번 연구원 채용의 우대사항에 양극재·전구체 업무 경험자를 기재하기도 했다.
◇BMR 기술 상업화 준비...성일하이텍과 협력
SK이노베이션은 파일럿 단계에서 머물고 있는 BMR 기술이 앞으로 폐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이차전지 용량 기준 44GWh)에서 2030년 411만대(338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25년 299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시장이 5년만에 536억달러(약 60조원) 규모로까지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전망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은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한축을 담당할 BMR 사업의 상업화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협력 대상자도 사전에 확보한 상태다.
BMR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이 그 주인공으로 두 회사는 합작사를 설립해 2025년부터 첫 상업공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상보다 합작사 설립이 늦어지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마땅한 경쟁사가 없는 만큼 기술 경쟁력 확보에 보다 초점을 두고 있다.
합작 파트너인 성일하이텍의 경우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 코발트·니켈·망간·탄산리튬 등을 회수하는 생산시설을 보유한 사업자로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보태 사업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성일하이텍은 전기차 10만대 분량의 코발트(1700톤)와 니켈(2700톤) 등을 생산 중이며 여기에 2024~2025년 가동을 목표로 3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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