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남동송도센터, 인천 금융권 '게임 체인저' 될까 '중소기업 특화' 점포, 아웃바운드 영업으로 무장…맞수는 기업은행·신한은행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25 06:59:59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2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동공단은 예전부터 기업은행이랑 거래하는 기업이 많은 곳이에요. 우리은행이 새로 센터를 열면 경쟁이 치열해지겠네요.""하나은행이 있다가 나가고 비어있던 자리에 우리은행이 들어온다 그래서 반갑기도 한데 창구 영업은 안한다네요. 직원들이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영업한다는데 처음 보는 방식이라 잘 될지 궁금합니다."
24일 오전 9시 인천 2호선 남동인더스파크역 앞 성강빌딩. 남동공단으로 출근하는 인파가 잠잠해진 직후 우리은행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 개점식이 열렸다. 근처를 오가며 개점식 준비 현장을 지켜보던 남동공단 근로자와 상인들은 각가지 반응을 내놓았다. 인천 지역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우리은행이 대형 센터를 열자 지역 금융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였다.
◇아웃바운드 영업으로 기업은행 아성 도전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는 이날 개점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센터에는 지점장급 인력 3명이 배치됐다. 연말까지 2명의 기업지점장이 추가로 배치돼 총 5명의 부점장급 인사가 근무한다. 중소기업 특화 점포인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는 우리은행의 수도권 전진 기지 중 하나로 인천에 위치한 기존 34개 점포와 전략적으로 협력한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은 "법인 영업 전문가인 부점장급 인력 5명이 한 센터에 투입되면 상당한 영업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금융 전담 직원들이 기업 현장을 찾아 영업하고 인천 전역에 있는 일반 점포와 연계에 고객사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베테랑을 남동공단에 대거 투입한 건 IBK기업은행이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남동공단에서 가장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춘 은행이다. 우리은행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 뒤편에 위치한 남동공단지점을 필두로 다수의 점포를 두고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초 취임식 직후에 남동공단을 방문했을 정도로 남동공단은 전략적 요충지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이날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 개점식에 참여하면서 IBK기업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우리은행도 남동공단에 자리한 여러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개점식에는 황복현 영림임업 대표 등 남동공단에 위치한 기업 경영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우리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인천 소재 기업의 개점 축하 화환도 잇따라 배달됐다. 영림임업 측의 대형 화환을 지점 직원 6명이 옮기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 행장은 SNS에서 이어지고 있는 수산물 소비 릴레이에 참여한 뒤 다음 참가자로 황 대표를 지목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우리은행은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를 통해 현 고객사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아웃바운드 영업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아웃바운드 영업은 창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전통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점포 밖 현장에서 영업하는 방식을 뜻한다. IBK기업은행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남동공단 외 인천 지역을 우선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협력도 중요, 시금고 차지한 신한과 경쟁
이날 행사에는 윤영섭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도 참여했다. 인천지방중기청은 인천 소재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금융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역 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펀딩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와 같이 정부 기관, 지자체와의 협업이 이뤄져야 인천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관료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이후 우리은행은 '국가 산업' 기반이 되는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지방청, 지자체와의 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 법인 고객 저변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이 인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신한은행과 경쟁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2006년 인천시1금고를 차지한 이후 금고지기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지자체 자금을 맡아 관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종 제휴를 맺으면서 지역 기업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6년까지 인천시2금고를 맡았지만 이후 인연이 끊긴 상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개점식에서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에 금융을 지원하는 게 우리은행의 창립 이념인데 최근 들어 주춤한 측면이 있었다"며 "인천 지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IPO에 나설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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