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창원에서 '옛 식구' 경남은행과 격돌한다 점포 수로는 열세, 'BIZ프라임센터' 오픈 승부수…관건은 '기업금융 서비스'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27 08:11:5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한솥밥을 먹었던 경남은행과 경상남도 창원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핵심 경영 전략인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창원에 중소기업 특화 점포를 오픈했다. 경남은행이 본사를 두고 있는 핵심 영업 지역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창원·경남 지역 지점 수를 보면 우리은행은 경남은행에 미치지 못한다. 경남은행은 경남도2금고로 선정되는 등 1금고 NH농협은행과 지역 금융권을 양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차별화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남은행의 안방에서 경쟁이 가능하다.
◇점포 수 '18 vs 108' 경남은행 압도적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경상남도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창원·녹산BIZ프라임센터를 오픈했다.
BIZ프라임센터는 중소기업 영업에 초점을 맞추는 점포다. 우리은행은 수도권에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 남동·송도BIZ프라임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 창원·녹산BIZ프라임센터는 지방에 처음으로 신설되는 중소기업 영업 특화 점포다.

우리은행은 경남 지역에서 점포 수로 경남은행을 넘어서기 어렵다. 경남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 지점 81개, 출장소 22개를 보유해 총 10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점 15개, 출장소 3개로 총 18개 점포를 두고 있다. 점포 수만 놓고 보면 6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경남은행이 경남에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건 경남과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수도권 소재 BIZ프라임센터는 복수의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지만 창원·녹산BIZ프라임센터는 경남의 터줏대감인 경남은행과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경남은행과의 옛 인연도 우리은행이 경남 지역에 적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외환위기 여파로 경영 위기에 빠진 경남은행을 2001년 인수했다. 우리은행은 2014년 경남은행이 KNB금융지주를 설립해 분리될 때까지 13년 간 같은 금융그룹에 속해 있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경남은행과 겹치는 영업 권역에 점포를 낼 만한 명분이 약했다.
우리은행은 BIZ프라임센터 형태로 점포를 내 경남은행과 차별화를 도모하려는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BIZ프라임센터는 대형 점포로 소속돼 직원 수는 많지만 창구 영업이 아닌 아웃바운드 영업 형태로 운영된다. 아웃바운드 영업은 점포 밖에서 고객을 만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점포 수를 늘리기 어려운 만큼 하나의 점포로 영업 효율을 극대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고한 지역 사회 네트워크 뚫어야
우리은행은 차별화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력 측면에서 경남은행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금리 경쟁력을 내세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기업금융 영업에 강한 만큼 경남에서도 고객 확대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경남은행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영업 만큼이나 권역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 영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경남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25조7200억원으로 가계대출 12조1441억원의 2배가 넘는다.
지방은행과 거래를 선호하는 지역 기업의 정서도 우리은행이 넘어야 할 산이다. 경남은행은 1970년 설립된 이후 지역 고객과 공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올해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성장 동력을 만들려는 다수 시중은행의 경상권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경남은행은 여전히 아성을 지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영업권 내 기업에 오랜 기간 대출을 제공해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경남 지역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려면 상당한 금리 메리트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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