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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우리금융 vs 농협금융]관 출신 CEO 1년차…라이벌 금융지주 자존심 대결①비슷한 이익에 관 입김 특수성…비슷하지만 다른 사업 구조, 향방 관심

서은내 기자공개 2023-11-06 08:13:33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대 금융지주로 일컬어지는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가 최근 들어 비교 선상에 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던 곳이다. 이제는 농협금융지주와 여러 가지 지표면에서 엎치락뒤치락 거리는 일이 잦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이 비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상반기 농협금융이 순이익으로 우리금융을 앞서면서다. 5대 지주 중 우리금융이 4위, 농협금융은 5위를 점해왔는데 한차례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 뒤쳐 지자 두 금융그룹에 대한 비교 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두 금융지주를 비교의 관점으로 보게 되는 것은 단기적인 실적만이 아니다. 3분기에는 다행히 우리금융이 순이익 순위를 만회하며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또 다른 시선은 두 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향하고 있다.

농협금융이 최근 들어 높은 실적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잘 짜여진 사업 포트폴리오가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환경에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데에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이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면에서는 아직 몇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사 M&A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지주 내 증권, 보험사가 없다는 점이 지주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 약점으로 지적된다.


◇ 관 출신 리더십 공통점, 1년차 CEO 향방 비교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둘 다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으며 두 지주 모두 관 출신 인사가 나란히 지주회장직에 올랐다. KB금융이나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해당 은행 출신 회장을 맞이한 것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이는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이 놓인 상황이나 그 구조가 다른 금융지주와 다른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는 설립 목적이 다르며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으로 구분된다. 우리은행 역시 민영화 이슈를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과 처한 상황이 달랐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을 비교하는 시선에는 이 두 지주의 최고경영자들을 향한 평가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과거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역임한 후 금융위원장직을 거쳤으며 올해 3월 우리금융지주 수장에 올랐다.

임 회장이 농협금융을 경영할 당시 과감한 M&A 행보를 통해 현재 농협금융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농협금융은 최근 우리금융과 실적을 다툴만큼 금융지주로서의 성장 궤도에 올라있다.

우리금융지주의 CEO로서 임 회장이 또한번 우리금융이 헤쳐나가야할 과제들을 수행하고 맏형으로서의 명성을 되찾게 할지에 업권의 시선이 쏠린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행보는 과거의 임종룡 회장은 물론 현재의 임 회장과 비교되는 포인트가 많다. 이석준 회장은 임종룡 회장과 나이가 같다. 이 회장은 1983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임 회장은 1981년 행시에 합격했다.

이후로 두 회장은 비슷한 이력을 밟았다. 재경부, 기재부를 거쳐 기재부 차관을 역임한 배경도 공통된 분모다. 각각 이석준 회장은 국무조정실 실장을, 임종룡 회장은 국무총리실 실장을 거쳤으며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왼쪽)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오른쪽)

◇ 우리금융과의 비교, 부담스러운 농협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은행들의 수익처 다변화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적인 태세 전환을 보이고 있다.

반면 농협은행은 은행사업 특히 기업금융을 놓고 볼 때 취약점이 있다. 농협금융은 농민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한 농협법에 근거해 설립된 회사다. 회사의 이익을 바라보는 관점도 우리금융 혹은 우리은행과 같을 수는 없다. 한마디로 농협금융은 너무 많은 이익을 내기도 어렵고 이익을 내지 않아도 문제다. 그런 점에서 농협금융 측은 다른 시중은행과의 비교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최근 농협금융의 실적이 우리금융과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농협금융 측은 "실적이 좋아도, 안 좋아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사로서 높은 이익을 시현해야하는 것이 당위적인 목적임에도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이익 자체가 농협의 설립 목적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금융이 우리금융과 비교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의 실적을 앞지른 것은 이례적이고 그만큼 의미가 컸다"며 "양사 모두 수장이 바뀐만큼 서로 다른 리더십 스타일이 각 금융사의 체력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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