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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가치투자 하우스의 '새로운 간판' 강자인 에셋플러스 본부장재무전문가로 '기업 현금흐름' 최우선 투자 철학

이명관 기자공개 2023-11-02 08:21:5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2세인 강자인 본부장(사진)이 부친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2020년 말부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 책임운용역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강 본부장은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며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벤치마크 대비 상당한 아웃퍼폼을 기록중이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 운용 성과도 괄목한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 청산이 이뤄지면 수익률이 확정될 예정인데, 이에 발맞춰 추가로 신규 펀드 결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 스토리: 컨설턴트로 출발, 명확한 '결과값'에 매력

1989년생인 강자인 본부장은 위스콘신 주립대학 경영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약 1년반 정도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헤이그룹(Hay Group)과 딜로이트컨설팅휴먼캐피탈(Deloitte Consulting Human Capital)에 근무했다.

강 본부장이 컨설팅업체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 졸업 이전 잠시 인턴으로 딜로이트컨설팅휴먼캐피탈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연결고리가 되면서다. 하지만 그는 컨설턴트로 근무했을 때 정작 자신의 색깔과는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컨설턴트로서 도출해낸 솔루션이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에 대한 '결과값'의 부재였다. 컨설팅을 통해 솔루션이 나오고 이를 클라이언트가 적용을 시켜봐야 효용이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컨설팅 솔루션을 참고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결과를 알기 힘든 구조다.

이런 이유에서 컨설팅 업계를 떠나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관심을 가졌던 주식 시장으로 발을 돌렸다. 아버지인 강방천 회장의 영향을 받은 그는 어려서부터 주식 관련 이야기를 자주 접했다. 그가 경영학부 중에서도 '파이낸스'를 세부전공으로 선택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식은 투자를 통한 결과값이 명확하게 나온다는 측면에서 강 본부장과 결이 맞았다.

최종 행선지는 당연하게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었다. 그는 2014년 합류 후 RT 비즈니스모델리서치(BMR)센터로 배치됐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2014년말 BMR센터 조직을 만들었다. 조직이 꾸려지자 마자 강 본부장이 팀을 이끌게 된 셈이다.

그렇게 강 본부장은 3년간 BMR센터에서 몸담으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투자 대상 기업 재무, 기업활동 등을 분석하며 기본기를 쌓았다. 이후 2020년 말부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 책임운용역으로 활약 중이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투자처 선별 핵심 '현금흐름'

강 본부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합류한 이후 차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투자기업을 선별할 때 척도로 삼는 지표로 현금흐름이다. 현금흐름(Cash Flow)은 기업 유동성을 파악하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다. 기업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채권자·주주들이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것 또한 현금흐름이다.

현금흐름중 기본은 영업현금흐름(CFO)이다. 기업이 1년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기준으로 얼마를 벌어 얼마를 쓰고 얼마를 남겼는지 알려준다. 그러나 영업현금흐름만으론 기업의 전체 유동성 사정을 파악하기 어렵다.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데, 이에 소요되는 현금을 감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 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잉여현금흐름이다. 말 그대로 자유롭게(Free) 사용할 수 있는 여윳돈을 뜻한다. 강 본부장은 이 지점에서 진짜 기업의 이익은 FCF로 봐야한다고 보고 있다.

강 본부장은 "손익계산서에서 보여지는 이익은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정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캐팩스 투자를 제외하고 남은 실질적인 이익인 FCF가 해당 기업의 진짜 수익으로 보고 기업가치를 산정해야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예로 제조기업을 보면 캐펙스(CAPEX) 투자가 기본 고려대상인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 본부장이 중점적으로 표는 측면은 이익의 질이다. 이익의 질은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말하는 이익의 질은 '지속성·확장성·변동성·예측성' 등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분석해서 가장 질이 좋다고 판단되는 곳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이익의 질 측면에 더해 중점적으로 보는 측면은 투자하려는 기업이 성장산업에 속해있는지 여부다. 강 본부장은 "기업은 크게 성장산업에 속한 기업, 사이클을 타는 기업, 구조적으로 후행하는 기업 등 세 가지로 범주화시킬 수 있다"며 "성장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비즈니스모델 차제가 상당히 혁신적이라 미래 지향적인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산업에 속한 기업의 대표주자로 애플, 테슬라를 꼽았다.

물론 사이클을 타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것도 펀드매니저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들을 주로 펀드에 담으려고 한다"며 "그 와중에 사이클을 타는 기업들도 선별해 발굴해 내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인 포인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전기차 시대 라이징 스타 '서연이화'

강 본부장은 그간 투자했던 기업들 중 '서연이화'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자동차 부품사인 서연이화는 완성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내장재는 언뜻 똑같아 보이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무게에 민감하다. 운행 거리를 늘려야 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바로 차량의 중량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내장재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 최전선에 서 있는 기업이 서연이화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사인 서연이화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서연이화는 강 본부장이 생각하는 투자 철학에도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캐팩스 투자 측면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여타 부품사보다 덜 든다는 이점이 있다. 강 본부장은 "기존 공장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보니 이익의 질 자체가 다르다"며 "그만큼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서연이화를 지난해 11월께 사모펀드인 '에셋전문사모8호'에 담았다. 당시 서연이화의 주가는 6000~7000원 선을 오갈때였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중 타이밍을 잡고 엑시트했다. 주당 단가는 2만원 중반대 정도였다. 수익률로 보면 단기간에 100%가 넘었다. 서연이화를 담은 8호 펀드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서연이화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였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103% 정도로 청산될 것으로 추산된다. 펀드의 청산 시점은 오는 2024년 상반기다.

◇트랙레코드2: 코리아리치투게더 핵심 종목 '주성엔지니어링'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의 성과도 강 본부장의 역량이 드러난 대목이다.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는 올해 들어 벤치마크 대비 상당한 아웃퍼폼을 기록중이다. 벤치마크는 코스피지수다.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의 성적은 올해 기준 18% 정도로 벤치마크 5% 대비 13%P 높았다.

주목할 점은 벤치마크 수익률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 성장세가 뒷받침됐는데, 코리아리치투게더에는 이들 종목을 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해당 주식을 편입하지 않은 이유는 캐팩스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서다.

강 본부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캐팩스 투자를 해야하는데, 과거 추이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60%를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했다"며 "현금흐름 측면에서 보면 매력도가 떨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리치투게더의 대장주는 '주성엔지니어링'이다. 대표적인 2등 기업으로 볼 수 있는데, 반도체 메모리보다 시장 규모가 큰 비메모리 시장이 주력인 업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독보적인 ALD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ALD 기술은 그간 메모리 반도체 공정용 장비에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에서 규모와 성장성은 메모리보다 비메모리(시스템) 쪽이 더 큰 만큼 주성엔지니어링은 ALD 공법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 결과물이 인텔이다. 인텔의 주요 협력사로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다. 실제 1만원 초반대였던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현재 2만원 중반대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공격적인 펀드 설정으로 보폭 확대

강 본부장은 올해 연말부터 계속해서 신규 펀드를 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로 사모펀드가 될 전망이다. 앞서 설정된 사모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한층 공격적으로 펀드를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펀드 청산을 앞두고 있는 펀드는 에셋전문사모8호와 에셋전문사모9호 등이다. 에셋전문사모8호의 예상 성적은 103%, 에셋전문사모9호는 97% 정도다. 모두 호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현재 펀딩 시장이 좋지는 않지만, 에셋플러스의 운용 철학에 공감해주는 수익자들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 펀드 결성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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