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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우리금융vs농협금융]관출신 인사를 보는 다른 시선②구조·상황상 정부 접점은 공통분모…내부 반응은 서로 달라

서은내 기자공개 2023-11-07 07:56:2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6: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은 현재까지 매번 지주회장 선임에 관료 출신 인사가 오는 패턴이 강했다. 농협 내부에서도 관료 인사가 회장에 선임되는 것에 대해 관대한 평가를 내비치는 편이다. 사업상 대관 업무 또는 정무적 판단이 중요한 일의 비중이 큰 특성을 띠고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지배구조를 놓고 보면 농협금융과 비슷한 결을 유지해왔다. 장기간 정부가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왔고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정부의 영향력이 강한 구조였다. 내년까지 지분구조상 100% 민영화를 이루게될 전망이나 정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최소한 지금까진 관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우리금융은 농협금융과는 반대로 내부적으로 관 출신 인사에 대한 반감이 강했다. 민영화를 중대 과제로 인식해왔고 내부 출신의 지주회장행이 공식화돼 왔다. 올초 임종룡 회장 선임으로 예외가 생겼으나 관 인사에 대한 반감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은 구조상 관 인사의 영향력이 강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으나 이에 대해 내부에서 취한 태도는 각각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

◇ 농협금융 구조 태생 민간 금융사와 달라…리더 정무적 판단 무게

농협금융은 인사를 비롯해 모든 결정에 있어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조직이다.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농협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을 따르면서 동시에 농업협동조합법 체제 하에 놓여 양쪽을 충족시켜야하는 독특한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런 농협금융의 특수성은 다른 민간 금융사와는 달리 친정부, 관료 출신에 대한 상대적인 선호로 이어졌다. 농협금융의 태생은 농업생산력 증진, 농민의 경제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하는 농협의 설립목적과 긴밀하게 맞닿아있다.

농협금융의 이익은 곧 농협중앙회로 흘러가며 이는 전국에 있는 농협 조합원, 즉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금융사업을 펴나감에 있어 정부 조직을 상대해야하는 일들이 많은만큼 정, 관계 인사의 금융지주 회장직 선임에 대한 선호가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독자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자리라기보다는 농협중앙회 입장에서 정부에 대한 바람막이 역할로서 기대감이 큰 자리"면서 "시중은행이나 민간 금융사들이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일을 추진하는 것과는 달라서 리더의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관료출신의 금융전문가가 회장직에 오르는 공식을 이어왔다. 신충식 초대회장 이후로 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김광수 회장이 모두 관 출신 인사다. 전임 손병환 전 농협금융 회장이 내부 출신으로 공식을 깬 첫 인물이었으나 이석준 회장이 선임되며 이전 흐름으로 돌아갔다.

농협금융 지배구조 <출처:농협금융지주 홈페이지>

◇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 완료에 첫 관 출신 리더

우리금융은 그동안 관 출신인사에 대해 배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민영화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인정받은 내부 출신이 득세했다. 2008년 이후 15년간 우리금융은 내부 출신 인사가 지주회장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선임되면서 오랜기간 이어져온 이같은 흐름에 처음 예외가 생긴 셈이다. 다만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또는 관 이력이 아닌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의 경력을 내세워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오를 수 있었으며 내부에서 관 출신에 대한 반감이 사라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임 회장 선임 초기에도 관치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회장 교체가 예고됐던 지난해 연말 우리금융 노조는 정부의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을 강하게 펴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체제의 지배구조를 두고 있으며 1대 주주는 대다수 임직원이 참여한 우리사주조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지분율이 5.86%에 해당한다. 또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우리은행의 우리사주조합도 우리금융지주 지분 3.87%를 보유하고 있다. 둘을 합산하면 총 9.43%에 해당한다.

5% 이상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공단(6.36%), 노비스1호(5.57%),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5.07%)가 있다.

2021년 말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였다. 당시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의 우리사주조합 측이 예보 잔여지분 중 1%를 매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고 그후로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을 순차로 매각하면서 단계적인 민영화를 이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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