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93조' 삼성전자, 관전포인트 '별도 재무상태' 올들어 삼성디스플레이서 자금차입·투자자산 매각, 단기금융상품·차입금 비롯 변화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3-11-09 10:21:1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실적과 재무를 공개한 가운데 보유한 실탄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올 3분기말 연결 현금성자산은 93조원,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83조원을 웃돌았다. 국내 대기업 중 독보적인 금액 규모다. 다만 작년 3분기말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아직 연결 기준만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별도 기준 재무상태표가 관전포인트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했다. 이런 종속사와의 거래는 연결 기준 요약 재무상태표 만으로는 현황을 상세히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처럼 보유한 투자자산을 일부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을지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 93조·순현금 83조 '상회'
삼성전자는 분기 IR자료에 연결 기준 요약 재무상태표를 밝힌다. 올 3분기말 연결 현금성자산은 93조1029억원이다. 재무상태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 후 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더한 수치다. 올 2분기말보다 4.1%, 작년 3분기말보다 27.7% 줄었다.
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도 감소세다. 올 3분기말 연결 순현금은 83조500억원으로 직전 분기말보다 5.6%, 지난해 3분기말보다 28.8% 줄었다. 삼성전자의 연결 순현금은 작년 4분기말까지 100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 1분기말 98조2400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말부터 80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연결 현금성자산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시설투자다. 올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조7300억원을 기록했지만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2조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설투자를 의미하는 유형자산의 증가가 13조가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조9600억원이다. 배당금 지급 2조4600억원이 잡힌 영향이 컸다.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차입금 증감 주목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서 재무상태는 특별히 이슈로 불거지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재무구조가 워낙 우량하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량은 줄었지만 재무구조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올 3분기말 부채비율은 25%에 불과하다. 직전 분기말과 같은 수치이며 작년 3분기말(36%)보다 11%포인트(p) 하락했다. 총차입금을 총자본으로 나눈 차입금비율은 3%에 그쳤다.
올 3분기 컨콜 역시 마찬가지였다. 질의응답(Q&A)에 나선 애널리스트들이 재무상태표와 관련해 유일하게 질문한 부분은 재고자산이었다. 최근 반도체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감산 효과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발생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계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및 투자업계에서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을 주목하는 것은 향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뜻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과정에서 올 3분기 시설투자액이 11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10조2000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올 3분기 누계로는 총 36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DS부문은 33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60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 연간 시설투자는 약 53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연간 최대 시설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사업별로는 DS부문 47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별도 재무상태표를 관전포인트로 지목한다. 삼성전자 자금조달 행보를 연결보다 상세하게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월 17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했다. 이자율은 4.7%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계약기간은 올 2월 17일부터 2025년 8월 16일까지다.
이 거래는 연결 재무상태표에서는 알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만큼 회계 관련 절차에 따라 연결 조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상태표에는 확인이 가능하며 장기차입금으로 잡아놨다.
투자자산 매각 여부도 관심을 받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조8925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4조3000억원이다. 올 1분기와 비교하면 총 4조4781억원 급증하면서 이목이 쏠렸는데 투자자산 일부를 팔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반도체업계의 '슈퍼 을' ASML 주식 매각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보고서에서 보유한 ASML Holding N.V의 주식 629만7787주의 장부가를 5조5971억원으로 잡았다. 올 2분기에 지분 매각으로 상반기말 보유 주식은 275만72주로 줄었다. 장부가는 2조6010억원으로 1분기말보다 2조9961억원 감소했다. 장부가 변동을 고려할 때 지분 매각으로 3조 원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ASML에 함께 투자했던 인텔, TSMC를 압도하는 수익을 올렸다. ASML과의 협력관계 역시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글로벌 자본시장도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재무부서의 기민한 움직임이 빛났던 셈이다. 이 때문에 올 3분기에도 재무부서가 향후 투자를 뒷받침할 실탄 마련을 위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을지 주목받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삼성전자·하이닉스 IR로 보는 '글로벌 HBM' 시장
- 삼성전자가 말하는 DS 성장세 점치는 '세 가지' 근거
- 폴더블폰 '원조' 삼성전자, 중국 추격 따돌릴 비책은
- 'VD·가전 주춤' 삼성전자, 프리미엄 늘리고 연결성 높인다
- '어려울 때 진짜 실력' 삼성전자, 선도·결정력 보여준 '3분기'
- '세일즈 조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친 기일 행사 '강행군'
-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성장 이끈 '갤럭시·아이폰 효과'
- 삼성디스플레이, JV 재무전략 일원화 'CFO 겸직'
-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이 말하는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 삼성전자 DS 'AI로드맵' 나왔다…네이버와 내년 '완료'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