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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전환 중간점검]시너지는 카카오·시장안착은 롯데…인수 가능성은⑤가격·수익성 면에서 적정 후보 찾기 '딜레마'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10 08:10:00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더불어 FI와의 갈등으로 기업 IPO의 무산, 생명보험산업의 역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더벨은 교보생명의 재무구조와 영업흐름, 지배구조 등을 점검해 향후 교보생명의 지주사 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의 핵심은 손해보험사 인수다. 지주사 전환을 통한 금융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는 손보업 진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악사그룹과 국내 최초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운영한 만큼 손보업 진출 시 빠르게 시장 안착도 기대된다. 기존에 업무 경험이 없는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보다 손쉽게 영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들을 보면 교보생명의 손보업 진출은 만만치 않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인수가격은 낮지만 건전성 확보를 위해 1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낮은 수익성과 자동차보험에 치중된 상품구조로 인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

손보업 진출 시너지 효과만 고려하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판매 주체와의 가격 차이와 매각 설득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 MG·악사, 낮은 수익성에 손보업 진출 효과 반감

MG손보와 악사손보는 그간 꾸준히 교보생명의 인수 후보 리스트에 있었다. 교보생명은 올해 초 JC파트너스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와 손잡고 MG손보 인수를 타진했다. 악사손보는 지난 2021년과 올해 교보생명과의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두 손보사의 경우 낮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단점이다. MG손보와 악사손보의 지난 6월 말 기준 수입보험료는 각각 5708억원과 4412억원이다. 손보업 전체 시장점유율은 각각 0.76%, 1% 수준으로 미미하다. 낮은 수익성은 교보생명이 향후 손보업 영업확대에 제약이 크다.

악사손보는 임직원 1인당 순이익이 업계 평균보다 크게 떨어진다. 지난 상반기 기준 악사손보의 당기순이익과 임직원 수는 각각 240억원, 1736명이다. 순이익은 31개 손보사 중 15위인 반면 임직원 수는 일곱번째로 많다. 1인당 순이익 역시 1382만원에 불과해 업계 평균(5500만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MG손보는 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31개 손보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MG손보의 경우 수익성과 함께 건전성도 취약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MG손보의 신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62.1%(경과조치 적용 전)에 불과하다. 이 기간 MG손보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은 각각 6284억원, 1조120억원이다. 당국의 킥스 권고비율(150%)을 맞추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8896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MG손보의 예상 매각가격(2000~3000억원)까지 합하면 교보생명의 부담해야 하는 자금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 간에 소송이 진행중인 점도 악재다. JC파트너스는 지난 9월 말 법원에 ‘입찰절차속행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자산부채인수(P&A) 방식의 매각에 반기를 든 셈이다. P&A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면 JC파트너스의 MG손보 지분(92.7%) 가치는 사실상 '0'이 된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 인수에 2000억원을 투입한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MG손보와 악사손보는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설이 나올때마다 빠지지 않은 곳"이라면서도 "낮은 수익성으로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것 외에는 교보생명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교보생명이 두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 카카오·롯데 인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양호한 곳으로 교보생명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는 곳은 카카오페이손보와 롯데손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400억원)와 카카오페이(600억원)가 100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디지털 보험사다. 지난해 4월 손해보험업 본인가를 획득하고 10월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혁신에 부합하는 회사다. 교보생명은 보험상품 개발·판매 노하우를 기반으로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페이손보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교보생명 입장에선 잠재 고객인 MZ 세대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최근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생명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점을 고려했을 때, 보험수요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니즈를 파악하는 데 기존 전통사보다 플랫폼이 효과적일 수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외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출범 초기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영업손실 26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62억원)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현재 카카오페이손보가 판매 중인 핵심 상품은 온라인 금융 사기 피해액을 보전하는 '금융안심보험'이다. 보험료는 특약을 포함해도 6000원 남짓이다. 지난해 거둔 보험료는 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사업비는 100배 넘은 270억원을 썼다.

변수는 카카오페이의 의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카카오페이 측에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30%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제기했다. 지분 인수가격은 200억~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분 51%의 인수가로 약 600억원이 거론됐는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지분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산출한 수치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손보는 교보생명 제안을 거절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투자자 투자위원회를 열고 교보생명의 지분 인수 의향에 대해 최종 부결했다. 카카오페이는 대신 지난 8월 400억원을 출자해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40%를 인수했다.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완료했다.

롯데손보는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롯데손보의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3조6013억원이다. MG손보(3조5455억원)과 악사손보(7013억원)보다 각각 3배, 20배가량 큰 규모다.

수익성과 성장성도 양호하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1130억원 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보험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1분기 대비 19% 증가했는데, 특히 2분기에 85억원 규모 장기보장성보험 신규월납을 확보해 총 1099억원의 신계약 CSM을 달성했다. 이에 따른 상반기 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은 1조9634억원이다. 연초 1조8005억원보다 1629억원 증가했다.

내실도 튼튼하다. 롯데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 가운데 장기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4.8%다. 2019년 55.1%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보장성보험 비중 증가는 인수합병시장에서 롯데손보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 대비 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저축성보험이 만기에 약정 이자를 더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반면 보장성보험은 약관에 명시된 보장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한다.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저축성상품과 달리 보장성상품은 손해율 관리에 용이하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 희망 가격을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9000억원 수준인 롯데손보 시가총액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3조원은 교보생명이 조달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이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6조7171억원이다. 다만 현재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가능한 최대 자금은 2조원 안팎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신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은 179.61%(경과조치 적용 전)이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법적으로 보험사는 킥스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교보생명이 이익잉여금 등 자기자본으로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지급여력 비율은 하락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은 각각 14조6872억원, 8조1774억원이다. 가용자본의 핵심은 자기자본(11조4242억원)이다. 이중 2조원을 손보사 인수에 활용하면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155%로 하락해 당국 권고치에 근접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지속적으로 카카오페이손보와 지분 투자 의향을 제안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손보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롯데손보 역시 인수가가 2조원 밑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교보생명이 직접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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