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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속도조절 속 삼성SDI '소신 투자' 재조명 JV 투자 계획대로...승부처 '2025년'에 본격 경쟁 예고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13 07:23:5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이차전지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속도조절'이다. 근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있다. K배터리의 주요 고객인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현지 공장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설비 신·증설 투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사업·투자 계획을 면밀하게 세우고 있다.

삼성SDI는 단기적인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보수적인 투자로 북미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게 오히려 득이 됐다. 회사는 2025년 이후를 승부처로 보고 신규 고객 확보와 현지 설비 증설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진출 늦었던 삼성SDI,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도 적어

삼성SDI는 국내 주요 이차전지 제조사 중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JV) 투자 계획에 차질이 없는 유일한 회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합작 투자 일부가 지연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코치그룹과 추진 중인 튀르키예 합작공장 설립 프로젝트의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지난 2월 업무협약을 맺은 후 올해 말 이차전지 합작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었다. 올해 4분기 들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크게 꺾인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SK온의 경우 포드와 추진 중인 미국 켄터키주 합작 2공장 가동 시기가 기존(2026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포드가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신·증설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120억 달러(약 15조원) 줄이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삼성SDI가 잇따른 투자 축소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늦은 북미 진출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다 보니 투자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고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그간 자본적지출(CAPEX)에 각각 연 4조원, 3조원 이상을 투입해 온 것과 달리 삼성SDI의 지출 규모는 2조원대였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수준에서 CAPEX를 통제하는 모양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능력은 65GWh, SK온은 22GWh인 반면 삼성SDI는 '제로(0)'다. 이에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각각 4267억원(3분기 누적), 3769억원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는 모습을 바라만봐야 했다.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SK온에도 수주잔고가 뒤처졌다. 이는 삼성SDI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받는 요인이기도 했다.

◇승부처 '2025년' 겨냥, 수익성 위주 성장 전략 지속

그렇다고 삼성SDI가 전기차 전환 흐름을 놓친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삼성SDI의 북미 생산은 2025년부터 시작된다.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이 가동하는 시기다. 2025년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변곡점이 되는 해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 전기차 라인업을 14종(기아차 포함)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도 신규 전기차 출시로 2025년에 전기차로 매출 500억 달러(약 66조원)를 거두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2025년은 IRA상 핵심 광물의 부가가치 달성 조건이 상향 조정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는 '탈중국' 공급망을 목표로 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이차전지 판매량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요 조사기관을 포함해 여러 방면으로 확인한 결과 중장기 전기차 수요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라며 "고객 수요에 기반한 라인 적기 증설·
운영,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합작 설립하는 1·2공장에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까지 더하면 2026년 이후 북미 생산능력은 97GWh가 된다.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342GWh), SK온(186GWh)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내실을 우선으로 하는 사업 전략상 삼성SDI가 수익성 면에서는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매분기 7~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8.3%였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6.3%, SK온은 -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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