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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호 광동제약, 9년 만의 인수합병 대상은 '건기식' 비엘헬스케어 300억에 인수…KD헬스바이오 통해 판매할 가능성

정새임 기자공개 2023-12-11 09:21:4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약 9년 만에 기업 인수를 단행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업 비엘헬스케어로 관련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비엘헬스케어를 통해 생산한 제품을 광동제약이 최근 설립한 케이디헬스바이오(KD헬스바이오)를 통해 판매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광동, 640억 건기식 B2B 제조사 인수 결정

광동제약은 4일 건기식 제조 기업 비엘헬스케어를 3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비엘헬스케어 최대주주인 비엘팜텍 지분 58.74%(621만1054주)를 주당 4830.1원에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주식매매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비엘헬스케어 인수에 대한 배타적·독점적 교섭권을 부여받는다. 본 주식매매계약은 이달 내 체결할 예정이다.

비엘헬스케어는 건기식 제조를 위해 1992년 설립된 기업이다. 300여개 이상 매출처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홍삼류를 비롯해 프로바이오틱스, 체중 조절용 제품, 눈건강, 복합 영양소 등의 제품은 다양한 제형으로 생산한다. 개별인정원료도 판매한다.

건기식 제조를 위해 충북 청주 일대에 두 개 공장을 갖고 있다. 작년 기준 연간 생산능력 9억3769만개 중 72%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매출은 크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2019년 공장 화재로 반토막 난 매출을 2021년 기점으로 모두 회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39억원으로 전년도 578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회사는 두 달 전 개최한 기업공개 설명 자리에서 올해 매출이 800억원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16억원 정도로 낮은 편이다. 영업이익률이 2.4%에 불과하다. 비엘헬스케어는 B2B 거래가 대부분이어서 판관비 지출이 적다. 낮은 수익성은 높은 매출원가에서 기인한다. 작년 639억원 매출 중 매출원가가 591억원으로 92%에 달했다. 매출 80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의 인수금액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 부회장의 두 번째 기업 인수다. 최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선 2015년 2월 B2B 전자상거래 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을 407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약 9년 만에 건기식 제조사를 사들였다.

◇건기식·화장품 사업 확대…KD헬스바이오 신규법인 활용하나

광동제약의 비엘헬스케어 인수 결정은 건기식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 일환이다. 광동제약은 의약품과 의약외품(음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GMP 공장과 식품공장을 갖고 있다.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면 건기식 제조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로 성장해 온 광동제약은 식품과 건기식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SPC그룹 출신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해 마케팅부문을 크게 강화했다. 이를 계기로 F&B마케팅부문과 디자인혁신실도 마련했다. 건기식 마케팅 임원도 추가 영입했다.

오너2세 최성원 부회장은 과거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마케팅본부장을 겸임해 비타500을 히트상품으로 키워본 경험이 있다. 제약으로 시작한 광동제약 정체성이 식품·건기식 회사로 변모하는 데에는 마케팅의 힘을 중시하는 오너2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비엘헬스케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광동제약이 계획하는 건기식 제품 라인업을 비엘헬스케어를 통해 생산할 수 있다. 비엘헬스케어는 마스크팩, 토너 등 화장품 생산도 하고 있어 추가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여기에 광동제약이 최근 설립한 KD헬스바이오 법인이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동제약은 지난 7월 자본금 30억원을 출자해 건기식 및 화장품, 의약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다. 제조시설은 본사인 광동제약이 갖고있으므로 이 법인은 광동제약과 그 계열사에서 제조한 제품을 유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건기식과 화장품을 메인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엘헬스케어의 사업분야와 공통점을 지닌다.

자연스레 KD헬스바이오이 역할이 오너 회사인 광동생활건강과 겹친다.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이 만든 제품을 떼다 팔면서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 KD헬스바이오가 광동생활건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최대주주가 오너가가 아닌 광동제약이라는 점이다.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과 내부거래 규모가 커지며 사정당국의 감시대상에 올랐다. 공정위가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광동제약과의 거래로 존속하는 광동생활건강의 발목이 묶인 셈이다. 이 때문에 비엘헬스케어를 통해 생산하는 제품은 광동생활건강이 아닌 광동제약 자회사인 KD헬스바이오를 통해 판매한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비엘헬스케어의 상장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비엘헬스케어의 최대주주인 비엘팜텍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광동제약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이 최대주주가 되면 비엘헬스케어의 상장을 없던 일로 할 공산이 크다. 현재 광동제약 자회사 중 상장된 기업은 없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발굴 과정에서 건기식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엘헬스케어 인수를 결정했다"며 "비엘헬스케어 상장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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