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동제약, 10년만에 회장직 승계…왜 지금일까 2013년 경영전면 선 최성원 부회장, '회장 승격'…공정위 리스크 속 오너십 강화
정새임 기자공개 2023-12-11 09:45:2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화와 위기의 기로에 선 광동제약이 '회장'의 빈 자리를 채웠다. 10년간 사장과 부회장으로서 경영해온 오너 2세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54)이 회장직으로 올라서면서다.공정위 칼날이 여전히 광동제약을 향해 있는데다 매출을 주도했던 생수와 음료 사업도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 회장을 승계하기에 좋은 시점은 아니다. 그럼에도 회장으로 올라선 건 리스크가 산적한 상황에서 오너가 전면에 나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권 쥔 지 10년 만에 회장 오른 오너2세, 위기 전면에
광동제약은 7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최성원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 구영태 전무를 부사장으로, 약국사업본부 이재육 상무를 전무로 각각 승진시켰다.
최성원 회장은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이 2013년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당시 사장이었던 그는 2015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반을 이끌었다.
이후 광동제약은 오너 2세 경영이 자리잡았지만 부회장 직함은 변하지 않았다. 경영을 총괄한 지 10년, 부회장에 오른 지 8년 만에 최성원 회장이 창업주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광동제약이 회장직을 승계하기 좋은 시기라 보긴 어렵다. 오너 개인 회사의 내부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되고 있다. 삼다수와 기업 인수로 외형을 키우긴 했지만 3%대로 저하된 수익성은 만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인 사업인 삼다수 유통과 비타500 등 음료 판매의 확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창업주의 뜻을 이어 진행해온 신약 개발은 흐지부지 되면서 제약사업부에서 성장동력을 얻긴 어렵다.
공정위 조사도 리스크로 남아있다. 광동제약과 내부거래로 성장한 광동생활건강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다. 광동생활건강은 최 회장의 개인 회사로 광동제약의 제품을 유통한다. 광동제약보다도 더 높은 수익을 올리며 부당 지원행위 의혹이 커졌다.
공정위는 지난 9월 광동제약 현장 조사를 벌인 이후 결론을 내지 않은 상태다. 만약 공정위가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시정조치와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가 내려지고 공정위 고발로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
리스크가 산적한 시기 최성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격했다. 지난 10년은 기업총수이지만 부회장으로 한 발 물러서 있던 구도였다면 이제는 회장으로서 오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광동제약은 전문경영인을 두지 않고 오너가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체제다. 사장급 인사도 없고 사업부별로 부사장만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최 회장에 막강한 권력이 쏠려있는 구도다. 따라서 회장 승격은 대외적으로 전면에 나서 위기를 타개할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두 번째 M&A와 함께한 승격…건기식 사업 확대 의지
최근 광동제약이 내린 일련의 결정도 최 회장 승격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광동제약은 최근 9년 만에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최 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두 번째 M&A다.
첫 번째 M&A는 최 회장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당시 이뤄졌다. 최 회장은 2015년 2월 B2B 전자상거래 업채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고 3월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코리아이플랫폼은 광동제약의 사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보다 외형을 키우려는 목적의 인수로 평가된다. 경영권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최 회장에겐 광동제약 몸집을 빠르게 키워 외부적으로 경영능력을 각인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인수를 결정한 비엘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제조 업체로 광동제약 사업과 밀접한 관련을 띤다. 건기식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결단이다. 앞서 광동제약은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건기식 등을 개발하는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라는 별도의 조직을 마련했다. 마케팅 전문 인력도 대거 영입했다. 연구와 마케팅 조직을 먼저 마련한 뒤 제조사까지 확보했다.
본격적으로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는 시점에서 오너의 리더십을 다지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날 최 회장 승격과 함께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를 이끄는 구영태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인 부사장 체제에서 3인 부사장 체제로 바뀌었다. 그만큼 건기식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차별화된 원료 개발에 힘을 주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장기화로 인해 임원승진 인사폭을 최소화 했다"면서도 "식·의약품을 아우르는 천연물사업 핵심역량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변화하는 OTC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이번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항체서 ADC·APC까지, 흔들림 없는 무한 확장 신약 비전
- [클리니컬 리포트]에스티큐브, '넬마스토바트' 개발 당위성 입증 데이터 'ORR'
- [한미 오너가 분쟁]모녀 지원하는 라데팡스 '4자연합' 변모, 달라진 '무게중심'
- 동구바이오, 원료 부담에도 외형확대로 끌어올린 '수익성'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9년 결실 시밀러, '돈 버는 바이오'의 선순환 구조 기반
- [한미 오너가 분쟁]872억 투입한 라데팡스, 자금·우군 확보한 모녀
- 시밀러 경쟁 '승부수 직판' 셀트리온, 유럽 유통사 인수 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