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인사 지연 배경은 인사평가·전략점검 시간 소요 관측,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공식 깨져 새해로
이우찬 기자공개 2024-01-03 07:26:3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2024 정기임원인사가 결국 새해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의 결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취약점을 노출하며 어려운 한 해를 보낸 만큼 이를 평가하고 되짚어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의 정기임원인사가 이듬해 열리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실적 부진에 경영 리스크 겹친 한 해, 인사평가·전략 점검 시간 소요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임원인사는 내년 1월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지막 영업일인 29일 지주사인 CJ는 휴무일이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은 이번 주 휴무로 기타 계열사도 상황별로 연차 소진을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임원인사의 경우 그룹 CR실과 소통이 필요한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인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CJ는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적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4% 줄었다. 영업이익은 30% 급감했다. 사업부문 중 바이오의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그룹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대비 2.0%포인트 하락한 4.1%에 그쳤다.
이커머스업계 선두기업인 쿠팡의 입지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CJ 사업영역 중 식품부문의 CJ제일제당은 쿠팡과 '햇반' 발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외에도 쿠팡은 CJ의 물류(CJ대한통운), OTT(CJ ENM '티빙')에 맞서 몸집 확대를 노리고 있다. 뷰티 쪽에서도 CJ올리브영을 견제하는 상황이다.
CJ CGV를 살리기 위해 강구한 CJ의 자금 조달 방안이 차질을 빚은 점은 리스크 관리 역량의 물음표를 남긴 사례로 꼽힌다. CJ가 CJ CGV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출자하려 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가치를 4444억원으로 평가한 한영회계법인의 감정보고서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실적을 포함한 대내외 리스크가 올 한 해 CJ를 위기에 놓이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 자신도 지난달 초 비공개 진행된 '온리온(ONLYONE) 재건 전략회의'에서 위기로 진단한 바 있다. 그룹 성장 정체를 지목한 이 회장이 경영진에 절심함과 책임감을 주문했다. 전략회의 이후 계열사별 과제 점검 등이 요구됐고 인사 평가도 늦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인사 시기가 작년에 비해 많이 늦어진 배경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이 회장이 결단을 못내린 상황으로 보이는데 CJ 임원들조차 인사 향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CJ올리브영의 공정위 과징금 이슈를 잘 방어한 점을 제외하면 CGV 유상증자 조달,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실적 악화 등이 고민거리"라고 평했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공식 깨져
새해로 미뤄진 정기임원인사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먼저 작년 인사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2023 정기인사는 지난해 10월24일에 단행될 만큼 예년대비 두 달가량 빨랐다.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2020 정기인사와 2021, 2022 정기인사는 모두 12월에 발표됐다. 2021년 12월27일 단행된 2022 정기인사에서는 오너 3세 이선호 경영리더가 임원 승진했다.
2019 정기인사는 2018년 10월23일 단행되며 비교적 빨랐다. 2018 정기인사도 전년 11월24일 진행됐다.
2017 정기인사의 경우 2017년 3월 이 회장 장녀 이경후 경영리더를 포함한 승진 인사가 있었다. 다만 예년처럼 전년도에 승진 외 발령 인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6 정기인사는 2015년 12월23일 있었다.
이처럼 CJ 정기인사는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공식이 통용됐다. 2024 정기인사가 이례적으로 늦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통하는 이 회장이 결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달 진행된 지주사 CJ의 조직개편이 인사 가늠자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강호성 경영지원대표가 사임하고 김홍기 경영대표가 경영지원부문 대표직을 겸직하게 됐다. CJ 비서팀장을 지낸 김 대표는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둘로 나뉘어 운영되던 재무실은 베테랑으로 통하는 강상우 재무실장이 통합해 맡게 됐다. 연륜과 경력에서 앞서는 인물이 신임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을 이끄는 최은석 대표 거취도 관심이다. 최 대표는 김 대표와 더불어 이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는 인물로 통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 대표를 포함해 이 회장의 신임을 받는 고위 임원들의 경우 대표로 유임되지 않더라도 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J 관계자는 "인사에 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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