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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융권 新경영지도]하나금융, 부회장제 폐지로 '부문 임원' 역할 부각'디지털·미래성장·전략' 부문장 전면 등판…힘 실린 CFO, '총괄→부문' 격상

최필우 기자공개 2024-01-09 12:57:38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4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이 올해 부회장 제도를 폐지하면서 부문 임원 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변화 뿐만 아니라 부회장급 임원 일부가 퇴진하면서 몇몇 부문 임원에게 전년 대비 큰 권한이 주어졌다. 디지털, 전략 부문 임원들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더 긴밀히 소통하는 동시에 세대교체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그룹재무총괄은 부문으로 격상됐다. 지난해 재무총괄은 함 회장 직속이었으나 이젠 다른 부문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IR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재무 전략을 주도적으로 정립해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박성호 부회장 퇴진으로 '디지털·전략' 세대교체

하나금융은 2024년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부회장제를 폐지하고 부문 임원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 당국이 부회장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게 발단이 됐다. 부문장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려는 함 회장의 의중도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

*편제 변경 조직 초록색 표시
이번 인사와 개편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조직은 미래성장전략부문(CGO), 그룹전략부문(CSO), 그룹디지털부문이다. 부회장제가 폐지됐을 뿐만 아니라 세 부문을 이끌던 박성호 부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진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하나금융 전략과 디지털 분야에서 큰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2015년 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근무하는 등 전략라인에서 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는 그룹 전산·IT 관련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로 취임해 단순 업무 처리에 그치지 않고 그룹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산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도 박 부회장의 리더십 영향이 컸다.

박 부회장의 퇴진으로 디지털·전략 분야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박근영 그룹디지털부문장은 박 부회장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 그는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겸하고 있어 그룹 전산·IT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고영렬 미래성장전략부문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 그는 대리 시절 전략기획부와 경영전략본부를 거치며 일찌감치 전략 분야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2005년에는 지주 설립 실무자로 참여했고 이후엔 글로벌 전략 수립을 주 업무로 맡았다. 현재 미래성장전략부문장과 함께 그룹글로벌부문 소속 임원을 겸하고 있어 향후 전략 및 글로벌 분야를 책임질 인물로 꼽힌다.

양재혁 그룹전략부문장은 상무 직급으로 CSO 중책을 맡았다. 그는 경력 초반 인사, 비서실 등 본사 조직에서 근무했다. 최근 10년 동안은 지주 전략기획팀에서 일했고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MBA 과정을 밟는 등 그룹 차원에서 전략 전문가로 육성됐다.

*왼쪽부터 박근영 하나금융지주 그룹디지털부문장, 박종무 그룹재무부문장, 고영렬 미래성장전략부문장, 양재혁 그룹전략부문장

◇입지 탄탄해진 박종무 CFO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담당하는 그룹재무총괄도 그룹재무부문으로 격상됐다.

지주 CFO는 그룹 재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지만 박 부사장은 상무급 임원으로 재무라인 내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영일 하나은행 부행장이 직급상으로는 한단계 위였다. 김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그룹 재무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박 부사장 산하의 IR팀도 IR본부로 격상됐다. 내부적으로 재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IR 역량을 키워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룹글로벌부문(CGSO), 그룹ESG부문(CESGO), 그룹브랜드부문(CBO)은 부회장제 폐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세 부문을 관할하는 이은형 부회장이 부문장으로 대외 직급을 바꿨을 뿐 겸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손님가치부문(CCVO)은 신설 조직이지만 산하 조직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성묵 부회장이 그룹손님가치부문장으로 직책을 바꾸었다. 강 부문장의 담당 조직인 그룹개인금융부문·그룹자산관리부문·그룹CIB부문·그룹지원부문이 개인금융본부·자산관리본부·CIB본부·지원본부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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