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BM 대수술 나선다 메이플스토리 확률형아이템 의존도 낮춰…최근 공정위 논란 '고육지책' 차원
황선중 기자공개 2024-01-15 07:36:5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수익구조(BM)를 대폭 갈아엎는다. 그간 핵심 매출수단 역할을 했던 확률형아이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이다. 최근 확률형아이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만큼 고육지책을 꺼내든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타격을 입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메이플스토리 'BM' 수술…확률형아이템 '큐브' 판매 중단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수익구조를 바꾸고 있다. 그동안은 게임상에서 사용하는 확률형아이템인 '큐브'를 유료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창출해왔다. 큐브는 2022년 기준 메이플스토리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약 40%를 견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앞으로는 큐브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큐브라는 것은 게임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의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큐브가 많을수록 더 고급 장비를 만들어낼 수 있고, 고급 장비를 사용하면 자신의 캐릭터를 더 빠르게 육성할 수 있다. 이용자의 경쟁심리를 자극해 큐브를 구매할 수밖에 없게끔 유도하는 구조다.

게다가 큐브는 확률형아이템인 만큼 하나의 큐브를 이용한다고 장비가 무조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무작위 확률에 따라 강화 결과는 달라진다. 확실하게 장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큐브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큐브가 메이플스토리 핵심 매출수단으로 자리 잡았던 배경이다.
◇공정위 사태 파급효과…이용자 실망감 수습 '총력'
넥슨이 큐브라는 '캐시카우'를 포기하는 이유는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넥슨은 큐브에 설정된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이후 고지를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116억원)을 부과받았기 때문이다. 거액의 과징금보다 뼈아팠던 것은 이용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이었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핵심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다. 2003년 출시 이후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최근에도 국내 피시방 점유율 순위 상위 10위권을 꿰차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뜨겁다. 그러나 이번 공정위 사태로 인해 자칫하면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엄습했다.
결국 넥슨은 핵심 매출수단인 큐브를 아예 없애는 고강도 개선안을 꺼내 들었다. 문제의 뿌리 자체를 아예 뽑아버린 것이다.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효자' 게임의 생명력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대응한 것으로 읽힌다. 어설픈 대처를 했다가는 이용자의 분노를 되레 키울 수도 있다는 불안도 반영됐으리라 추측된다.

◇최근 확률형아이템은 서서히 배제 분위기
최근 게임업계에 불고 있는 확률형아이템 탈피 현상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확률형아이템은 수익성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게임성을 떨어뜨린다는 한계도 있다. 이용자 간의 실력 경쟁이 아닌 과금 경쟁으로 게임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게임 중에서 과금 경쟁이 치열한 편에 속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국산 게임이 서구권에서 실패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중국마저도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고강도 규제까지 예고한 상태다. 국내도 점진적으로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분위기다. 확률형아이템을 전면 배제한 신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에서 큐브를 없애는 것은 단순히 공정위 사태에 대한 해결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게임업계 최신 흐름에 발맞추면서 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확률형아이템 탈피'라는 숙제를 선제적으로 풀어낸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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