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전쟁]하이볼이 이끈 대중화, 고객 모시기 '박차'①3만톤 넘긴 수입량…프리미엄·중저가·가성비 라인업 확대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25 07:33:28
[편집자주]
반짝 유행일 줄 알았던 위스키가 '스테디'가 됐다. 매년 최고 수입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3만톤을 넘어섰다. 소비층이 두터워지고 위스키 라인이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골든블루, 페르노리카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등은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위스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전략과 재무 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스키 성장세가 무섭다. 위스키 '완판'·위스키 '오픈런'(영업 시작 전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현상)으로 열풍을 증명했다. 기존 위스키 기업들은 물론 전통 기업부터 신생 기업까지 가리지 않고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쟁이 시작됐다.위스키 수입액은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위스키를 하이볼 형태로 마시는 문화가 유행하면서 대중화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주류 기업들은 각자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역대 최고치 찍은 수입량, 소비 늘고 접점 늘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022년 2만7038톤(t) 대비 13.1% 증가한 3만586t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2만7379t을 들여온 2002년 수입량을 21년 만에 갈아치웠다.
위스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는 2021년부터다. 2019년 1만9836t, 2020년 1만59225t, 2021년 1만5662t을 기록하다가 2022년 2만7038t으로 72% 이상 급증했다. 기세를 몰아 수입량이 3만t을 돌파하면서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수입액도 2022년 2억6684만달러, 2023년 2억5957만달러 등 2년 연속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위스키 열풍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위스키 판촉에 열을 올리고 주류 전문 매장 등을 강화한 결과다. 국가별로는 영국 위스키 규모가 압도적이다. 지난해 영국 위스키의 수입량과 수입액은 각각 2만4818t, 2억1102만달러로 전체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찾는 위스키가 다양해지면서 영국 외 다른 국가들의 위스키 수입이 늘어났다. 산토리, 짐빔, 야마자키 등 국내 인지도가 높은 일본 위스키 수입량(897t)과 수입액(799만달러)은 각각 68.3%, 92.5%나 증가했다. 미국 위스키 수입량도 3639t으로 전년 대비 33.6% 늘었다.
특히 하이볼이라는 음용 방식이 유행하면서 중저가 위스키가 새롭게 떠올랐다. 하이볼은 숙성 연수가 짧은 위스키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알코올 맛을 줄이는 식이다. 비싸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젊은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서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위스키를 전면 배치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기존 위스키 기업들은 라인업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골든블루, 페르노리카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는 제품을 늘리고 소비자 선택폭을 늘리는 데 힘쓸 예정이다. 전통주류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위스키 팝업스토어를 열고 공장 부지를 확보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간 위스키를 다루지 않았던 와인 유통 기업 나라셀라와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도 위스키 사업에 뛰어들었다.
◇위스키 떠난 신세계엘앤비…'레드오션' 우려
물론 우려도 있다. 위스키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공장을 짓고 숙성을 거치는 등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해외 위스키를 수입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고 후발 주자들이 이미 유명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서기도 어렵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신세계엘앤비(L&B)는 지난해 위스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위스키 사업을 진행한 지 약 2년 만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본업이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위스키를 노리는 기업들은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은 위스키 시장을 놓치기 어려워서다. 기존 주류 기업들이 보유한 전국적 유통망과 영업 노하우도 위스키 판매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레드오션 속에서 위스키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 중소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볼 등장이 위스키 대중화에 한몫했다"면서 "소비층이 두터워졌고 반짝 인기라고 표현하기에는 열풍이 이어지면서 위스키에 발이라도 걸쳐 놓는 기업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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