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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김성태 체제 1년]고객 신용리스크는 '숙명'…방파제 높여 대응②차주 부실 위험 증가…리스크 관리 계획 강화, 거버넌스 고도화로 방비

이재용 기자공개 2024-01-24 13:04:06

[편집자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내부 출신 은행장으로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고도화로 고객 중심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해외법인을 통해 글로벌금융벨트 확장까지 시도 중이다. 김 행장의 지난 1년간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61년 설립한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 IBK기업은행은 태생적으로 고객 리스크를 안고 있다.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은 대기업 등 우량 기업에 비해 신용리스크가 높다.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 등 외생변수에 의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버텨낼 재무적 기초체력이 충분치 않은 고객이 많다.

코로나19,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위기로 중소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과거보다 악화했다. 금융 접근성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정책금융 수요는 더욱 증가했다. 김성태 은행장도 기업은행에 대한 정책금융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취임해 중기대출 확대 등 기업의 위기 극복에 힘써야만 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한편 은행 내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를 고도화하고 연간 리스크 관리 계획을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했다. 은행의 역할 확대에 동반되는 차주 신용리스크에 대비해 방파제 정비에도 공을 들인 것이다.

◇중기대출 확대공급에 따른 리스크 관리 부담… 관리 계획 기준 일제 상향

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간 누적 중소기업 대출은 231조7020억원에 이른다. 전년 말보다 5% 증가한 규모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3%를 넘어선다. 복합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안전판 역할에 충실한 결과다.


신용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하다 보니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경영 애로를 겪는 저신용(내부 신용등급 CCC+ 이하) 중소기업들의 금융 사각지대를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7월 말 기준 CCC+등급 이하 기업대출 연체 규모는 1조567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7400억원에서 111.79%(8272억원) 급증한 규모다. 연체 규모가 7개월 새 2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CCC 등급은 국제신용평가사 S&P 기준으로 투자 부적격을 뜻하는 정크 등급에 속한다.

다만 위험이 상존하더라도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의 책무를 저버릴 순 없는 노릇이다. 김 행장은 대출 창구 문턱을 높여 여신을 조이는 대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충분하게 관리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중 하나가 연간 리스크 관리 계획을 강화한 것이다. 단기적인 위험 대응 능력을 갖추기 위함이다.

리스크 관리 계획을 살펴보면, 기업은행은 우선 BIS비율 목표치를 전년보다 0.1% 높여 14.6% 이상으로 관리할 방침을 세웠다. Tier1비율은 전년보다 0.1% 높은 12.7%, CET1비율은 11.0% 이상을 유지하기로 했다. 자본적정성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급여력금액을 의미하는 가용자본(30조5157억원)도 지난해(27조6665억원)보다 대폭 늘렸다.

내부자본은 25조9374억원(가용자본의 85%)으로 전년 대비 2조3374억원가량 확대했다. 내부자본은 경영상 직면하는 모든 리스크 평가결과와 위기상황분석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체적으로 위험량을 산출하고 이를 소요자기자본 규모로 환산한 것이다.

◇리스크 관리 방향성 및 주요 목표 설정…관리 거버넌스 고도화도

김 행장은 더 정교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에 따라 리스크 관리 방향성 및 주요 목표를 설정하고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를 고도화했다. 기업은행이 세운 리스크 관리 목표는 △위기 극복 △내실 성장 △미래선도 등 세 가지다.

이 중 위기 극복 부문에는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통한 위기대응력 강화, 대내외 악재에 대비한 선제적 건전성 관리 강화의 내용이 담겼다. 김 행장은 실제로 수립한 리스크 관리 계획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손실 완충력을 확보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경상충당금 3366억원, 추가 충당금 1046억원 등 총 441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연간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전년 동기 9454억원 대비 60.9% 증가한 1조5198억원에 이른다.

모든 업무 영역에서 다양한 리스크를 철저하게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의사결정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사회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리스크관리 기본계획을 승인하고 그 외 주요 정책 결정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위임하고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 산하에 리스크관리협의회를 둬 업무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매 반기 말 예외적이지만 발생 가능한 사건에 대해 은행의 잠재적인 취약성을 분석한 통합위기 상황 분석결과를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보고한다"며 "현재 위기 상황 인식 기준 정상, 요주의, 준위기, 위기 중 정상으로 현 경영계획 및 리스크관리 기본계획을 유지하고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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