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초읽기 들어간 이재용 선고]사법리스크 키운 법정다툼, 타임라인으로 본 격변사①최순실 게이트 수사 촉발, 소송 시작 난관…엘리엇 재등장, 대규모 사회환원

김경태 기자공개 2024-01-31 09:43:47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6년 11월부터 본격화한 정치적 격변에 휘말린 뒤 크게 2개 소송을 진행했다. 이 중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2020년부터 시작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은 올 2월 5일 1심 선고가 나온다. 3년 넘게 진행된 소송의 첫 결과가 마침내 나오는 것이다.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와 이 기간에 발생한 삼성의 주요 이벤트,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갈라질 전략 변화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은 최순실 게이트와 연계돼 시작됐다. 2018년 금융위원회의 고발을 시작으로 법정다툼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였다. 이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를 권고하는 일도 생겼다.

검찰은 2020년 9월 본격적으로 소송을 시작했고 3년 넘게 이를 끌어왔다. 이 기간에 이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소송 건으로 법정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절정에 달하기도 했다. 100차례 넘게 진행된 공판에 90번 넘게 출석하며 묵묵히 버텨왔다.

검찰의 수사와 소송이 시작된 이후 이와 연계된 다툼도 있었다. 엘리엇이 다시 등장해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 오너일가는 감정가만 3조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을 기부하는 등 대규모 사회환원책을 발표한 것도 주요 이벤트로 남았다.

◇2014년부터 격변의 시간, 국정농단 사태 후 소송 본격화

삼성그룹에 최근 10년은 격변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4년 5월부터 와병하기 시작하면서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었다. 삼성은 같은 해 11월 한화그룹에 방산·화학 계열사를 넘기는 그룹 포트폴리오 효율화 작업에 나선다.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됐다. 합병 과정에서는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이 등장해 이슈몰이를 했다. 엘리엇은 삼성의 합병 공표 다음 날 반대의사를 밝혔다.

엘리엇은 국내외 다수의 자문사들을 선임해 삼성물산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당시 엘리엇을 조력한 로펌으로는 법무법인 넥서스, 루츠알레가 있다.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등에 관해 자문하는 아이프리오(Ipreo)라는 글로벌 기업, 국내 홍보대행사 우군으로 마련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후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됐다. 당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합병 삼성물산은 같은 해 9월 1일 출범했다. 엘리엇의 등장으로 소란했던 일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2016년 11월부터 정치적 격변이 발생하고 재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렸다. 특검은 2017년 1월 12일 이 회장을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다음달 재차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이 회장은 2017년 2월 17일 법정구속됐다.

최순실 게이트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시 수사팀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경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관한 고발이 제기됐다.

그 후 금융감독원은 2017년 4월부터 12월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등에 관한 심사감리를 했다. 이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정밀감리를 했다. 같은 해 7월 금융위는 검찰에 1차 고발했다. 같은 해 8월에는 11월에는 2차 고발이 이뤄졌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같은 해 12월 수사에 착수했다.


◇2020년부터 소송 시작, 영장기각·불기소 권고 나오기도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은 초반에 쉽게 시작되지는 못했다. 2020년 6월 9일 이 회장 등 사건 관계자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같은 달 26일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건과 관련해 불기소를 권고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2020년 9월 1일 이 회장 등 11명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진행했다. 다음 날 공소장이 접수됐다. 당시 수사팀에서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이 시작된 후 설상가상이 벌어진다. 이 회장은 2021년 1월 18일에는 최순실 게이트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법정구속됐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큰 소송 2개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고 총수마저 구속된 사법 리스크가 극대화되기 시작한 순간이다.

그 후 재계 등에서 사면 건의가 이어졌고 법무부는 이 회장의 가석방을 발표했다. 이어 작년 8월에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회장은 다시 경영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삼성물산 합병 소송 공판이 100번 넘게 진행되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회장은 작년 11월 17일 진행된 1심 공판까지 총 96번 출석했다.

1심 선고 일정이 갑작스레 변경되기도 했다. 애초 이달 26일 선고될 예정이었는데 재판부는 2월 5일로 바꿨다.

◇여진의 지속, 잇단 법정 다툼 발생…이건희 컬렉션 기부, 상속세 논의 여전

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수사가 본격화하고 소송이 진행되던 때 이와 연계된 다른 법정 다툼도 생겼다. 대표적인 게 엘리엇의 재등장이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복지부 관계자 등이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에 찬성해 삼성물산 주식 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작년 6월 판정을 내렸다. 우리 정부가 5358만 6931달러(한화 약 690억 원)를 배상을 판정했다. 이는 엘리엇의 최초 청구금액 7억7000만 달러(한화 약 9917억 원) 중 배상원금 기준으로 약 7%가 인용된 결과다.

법정 다툼 외에 세간에 화제를 모은 일도 있었다. 고 이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25일 별세한 뒤 유족들은 이듬해 4월 상속세 납부와는 별개로 사회환원 방안을 발표한다.

이 때 소위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기부를 공표한다. 고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수집했던 미술품 2만3000여점이 포함됐다. 당시 미술계에서는 기증 미술품의 감정가를 최소 3조원으로 추산했고 시가로는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유족들은 이건희 컬렉션 기부와 더불어 1조원 규모의 기부도 발표했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감염병 대응에, 3000억원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건희 컬렉션 기부는 국내에서 상속세 이슈와 관련해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고 이 선대회장 유족인 홍라희 여사(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주식담보대출과 주식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개인 신용대출을 통해 상속세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