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생성형AI 음성합성 개척자 로보 "120억 매출 목표"이승건 공동대표 "타깃 시장, 미 B2C → B2B 전환…사내교육 영상제작 수요 공략"
구혜린 기자공개 2024-02-20 08:20:3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50만명 이용자가 제니를 구독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엔터프라이즈(기업 고객) 비중이 늘면 이용자 수 증가 수준은 낮아지겠지만 매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올해 1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이승건 '로보(LOVO)' 공동대표(사진)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더벨과 만나 올해 사업 목표를 밝혔다. 로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음성합성 시장 개척자로 손꼽히는 스타트업이다. 설립 초부터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으며 애플, 퀄컴 출신의 다국적 팀을 꾸렸다. 여러 기술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인포뱅크, 해시드, 허슬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음성합성 강자 아닌 '토탈솔루션' 포지셔닝"
이 대표가 로보에 합류한 건 지난 2019년이다. UC버클리대 동문인 최우용 공동대표의 제안으로 로보에 입사해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 업무를 맡았다. 장기간 유학 기간을 거쳐 사회생활(뮬소프트)을 미국에서 시작한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하는 데 속도를 냈다. 로보는 미국 본사가 국내 법인을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는 구조이며 100% 북미·유럽 시장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시작은 야심찼지만 주요 제품인 '제니(Genny)'를 개발하는 데까지는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 대표는 "2018년, 2019년에는 음성합성 시장이 불모지였는데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워낙 기술 개발이 어려워 예상보다 '불편한 골짜기'에 머무는 기간이 길었고, 시장에 수요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니즈를 깨우치는 것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제니를 론칭하면서 로보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2022년 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3년 30억원으로 늘었다. 제니는 대본 생성 및 음성 합성, 이미지 생성, 영상 편집 기능을 갖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연·월간 구독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프로그램 시간 제한에 따라 서비스 가격이 다른데 기업 고객은 연간 5000달러, 개인 고객에겐 월간 24달러 수준이 과금된다.
제니의 강점은 영상 제작을 한 플랫폼 내에서 모두 완수할 수 있단 점이다. 예컨대 기업이 마케팅용 영상을 제작하고자 하는 경우, 5개 질문에 답변만 하면 단 5초 만에 대본이 생성된다. 이후 500명의 성우 리스트를 살펴본 후 한 명을 택해 대본을 음성으로 전환한다. 단어 강약, 리딩 속도, 문장간 쉼, 특정 발음 조정이 가능하다. 영상에 요구되는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 또는 보유 이미지를 업로드해 만들 수 있다.
이 대표의 올해 목표는 '음성합성 포커스를 내려놓는 것'이다. 그는 "제니는 음성합성 외에도 인공지능 관련 여러 영상편집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템플릿 생성과 이미지, 영상편집 등 각각의 강점을 지닌 솔루션은 존재하나, 이 모든 기능이 하나로 다 되는 토탈솔루션은 제니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용자가 영상 제작 시 여러 플랫폼을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단 점을 시장에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성합성 첫 유니콘 탄생 "시장 충분히 열렸다"
최근 로보는 100억원을 목표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로보는 씨드 3억원, 프리A 60억원, 프리A 브릿지 라운드 26억원 등 설립 이후 약 9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에 진행하는 라운드는 시리즈A로 국내외 투자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을 진행 중이다. IT 섹터에서도 생성형 AI 스타트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초기 투자자들의 팔로우온 투자가 예상된다.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제니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승건 대표는 "기업 고객 수요를 고려해 최근 작업 중인 상태에서 공유할 수 있는 '팀 기능'을 추가했고, 영상에 삽입하는 자막이 목소리에 맞춰 컬러가 다르게 적용되는 이펙트 기능도 추가했다"며 "더빙 기능과 영상 내 드래그 앤 드롭 편집 기능, 모바일에서 마무리 가능한 편집 기능 등을 추가하기 위해 이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니의 주 판매처를 기업 고객으로 확장하는 게 최종 목표다. 로보 매출액(30억원)의 90%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였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 일부 팀이 제니를 구독하는 등 기업 고객 수요가 발생한 데 착안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B2B(기업간 거래) 영업 활동에 착수했다. 미국 시장은 특히 사내교육, 마케팅 영상제작 수요가 큰데 커스토마이징된 대본 및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단 점이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미국 본사와 국내 사무실을 바삐 오가고 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팀을 본격적으로 꾸려 미국 내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로보 개인투자자 중 로튼토마토 창업자, 크런치롤 창업자 등이 있어 사내교육, 마케팅 영상제작 수요를 대상으로 세일즈할 예정이며, 첫 직장인 뮬소프트에서 IT 비즈니스 영업을 했기 때문에 이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점은 로보에게 희망적이다. 이 대표는 "호주의 AI 이미지 제공 기업 캔바(CANVA)가 시리즈A 2000억원 밸류에 투자를 받았는데, 전년 기준 158배 밸류가 늘었다"며 "음성합성 시장 강자인 미국 일레븐랩스(
ElevenLabs)도 작년 6월에 1000억원 밸류였으나, 올해 1월 기준 1조로 성장하는 등 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AI가 우리 생활에 필수요소 트렌드가 된 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니를 고객들이 매일, 매달 사용하는 '꼭 필요한 제품'으로 만들고 싶다"며 "애플 비전프로 등 증강현실(AR) 시장이 활성화되면 AI 활용 엔터테인먼트로 발전시키는 것도 좋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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