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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잊어라" 씨젠, 회심의 분기 턴어라운드 IT·신사업에 '비코로나 진단 매출'로 바로 서기 안간힘

최은수 기자공개 2024-02-19 09:25:3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젠이 2023년 막바지인 4분기에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진단키트 업계의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됐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냈다.

2023년 전반적인 성적표만 보면 충격적인 역성장이지만 업계 예상을 깨고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낸 점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진단'의 색채를 걷어내고 비코로나 진단 영역을 포함해 하반기 IT 및 신사업에 진출에 안간힘을 쓴 결과로도 읽힌다.

◇작년 4분기 전년 대비 턴어라운드, 비코로나 매출 10분기 연속 증가세'

16일 씨젠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3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3674억원의 매출액, 300억원의 영업손실,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2년 대비 4862억원(-57%) 줄었다. 2022년 2000억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엔 적자전환했다.


분자진단(PCR) 코로나19 키트로 급성장한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씨젠은 국내에서 진단키트 대장주로 꼽혀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선 1조원이 넘던 매출액은 전 세계 대응체제가 엔데믹(풍토병화) 형태로 변한 후부턴 진단키트 수요가 급감하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다만 씨젠은 직전연도 4분기 성과를 특별히 강조했다. 씨젠은 이날 영업실적공시와 함께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4분기 1005억원의 매출액,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4분기만 떼놓고 보면 전분기(QoQ) 대비 9.4% 늘었다. 직전 1~3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분기 턴어라운드를 기록했다.

4분기 깜짝 실적은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채우던 매출 볼륨을 조금씩 '비코로나' 제품으로 메운 결과다. 세부적으로 비코로나 시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4% 늘었다. 10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다. 호흡기 세균(PB)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났다. 소화기 종합(GI) 제품은 35%, 자궁경부암 진단 제품은 36% 증가했다.

◇적극적인 판관비 감축+신사업 갈구 '늦었지만 묵묵하게'

씨젠의 분기 턴어라운드는 여러모로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점도 한몫했다. 아직 2023년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전이지만 3분기까지의 추이를 봐도 씨젠이 격통을 감내하며 허리띠를 조였다는 걸 가늠할 수 있다.

2023년까지 씨젠이 기록한 연결 기준 판매비및관리비는 1270억원이다. 2020년 1600억원 대비 20% 이상 줄였다. 여기에 직전 5년 평균 1000억원 이상씩을 꼬박꼬박 집행하던 연구비 역시 작년은 1000억원 이하로 지출 규모를 줄였다.

그간 씨젠의 판관비가 대부분 코로나19 매출에서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씨젠 역시 눈물겨운 사업전환(피벗팅)을 타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기술공유사업에 주력하면서 사업 제휴 성과 등이 나오는 것도 앞선 변화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씨젠은 특히 엔데믹 이후 신사업에 대한 갈증이 컸다. 씨젠은 코로나19 특수로 핵심 상품인 PCR 진단기 매출을 통해 급성장했지만 1조원이 넘는 이잉잉여금을 쌓아뒀을 뿐 이를 이을 사업 동력을 확보하진 못했었다.

씨젠은 앞선 잉여자금 가운데 상당 규모를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한 상황이다.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했다. 비록 엔데믹 대비가 늦으며 수익성 하락을 피하진 못했지만 여전히 신사업을 향한 체력과 의지가 충분한 점은 긍정 요인이다.

씨젠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으로 비코로나 제품에 힘입어 컨센선스보다 일찍 턴어라운드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비코로나 제품과 기술공유사업에 묵묵히 투자를 지속하며 중장기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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