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차범석 수은 자금시장단장, IB들과 '상견례''선진국형 발행' 비롯 방향성 논의…"신중 접근 필요" IB들 한 목소리
윤진현 기자공개 2024-03-14 07:54:2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외화 조달을 전담하는 차범석 자금시장단장이 대부분의 외국계 IB들을 초청해 대규모 미팅을 가졌다. 올해 부임한 차 단장이 한국물 프라이싱을 전담하는 전문가들과 열린 소통에 나선 셈이다. 이렇듯 대규모 미팅이 이뤄지는 건 흔치 않다.수출입은행이 IB들과 함께 한국물 조달 방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추후 산적한 조달 과제들이 있는 탓이다. 차 단장의 새로운 시도에 IB들 역시 적극 호응했다. 논의가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늦게 미팅이 마무리됐다.
참석한 IB들은 선진국 시장 진출, 이른바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형 발행을 두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SSA시장 진출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머징마켓에서의 벤치마크 역할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신임 차범석 단장, 열린 소통 '집중'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한국물 프라이싱 과정을 전담하는 하우스들과 미팅을 개최했다. 이번 미팅에는 미국계, 유럽계, 일본계 하우스 등 20여곳이 참석한다. 최대한 많은 하우스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2일로 나눠 자리를 마련했다.
차범석 단장이 2024년 부임 후 생긴 행사기도 하다. 그는 올 1월 3일 자금시장단장으로 선임됐다. 자금시장단은 한국물 발행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차 단장은 앞서 2010년 자금시장단 부부장으로 임하며 글로벌 IB와 협업한 이력이 있다.
이번 미팅 역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적극적으로 IB들과 소통하면서 최적의 발행 전략을 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대규모로 IB들이 모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차 단장은 이날 IB들에게 향후 수출입은행의 한국물 조달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에 이어 SSA 발행에 대한 고민거리를 비롯해 한국물 조달 방향성 전반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는 자리였다"며 "특히 SSA 발행에 대해 IB들의 의견을 고루 취합했다"고 밝혔다.
◇IB들 "SSA 시장 특성 고려해야…벤치마크 역할도 필요"
KDB산업은행의 선제적 SSA 시장 진출로 인해 수출입은행 등 후발주자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이에 IB들은 SSA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머징마켓과 투자자군이 완전히 달라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기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서다.
최소 30억달러의 대규모 발행을 진행해야 하는데다 금리 스프레드 폭을 크게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SSA형 발행을 한번 시도하면 다시 이머징마켓형 조달을 택할 수 없는 점도 선택의 폭을 좁힌다. 상황이 이렇자 IB 업계에서는 수출입은행이 SSA 발행을 시도할 수 있는 이슈어라고 짚었다.
이머징마켓에서의 벤치마크 역할을 할 이슈어가 여전히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그간 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이 선제적으로 발행을 진행해 금리 수준이 비교 대상이 되곤 했는데 이 역할을 대신할 만한 이슈어가 많지 않단 의미다.
올 1월에도 수출입은행이 공기업 중 첫 타자로 한국물 시장에 등판해 흥행에 성공했다. 3년물, 5년물, 10년물로 각 트랜치별로 고루 나눠 프라이싱을 진행해 총 20억달러를 조달했다. 한때 60억달러가 넘는 오더북을 기록해 금리 스프레드 역시 이점이 컸다.
결국 마이너스(-) NIP(뉴이슈어프리미엄)을 기록해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올해 일반기업들도 마이너스 NIP를 달성하면서 발행 훈풍이 이어지기도 했다. 연초 조달에 나선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최대 '-5bp', 포스코는 '-3bp'의 NIP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수출입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아직까진 발행 방식 등이 미정이다. 추후 발행 방향성을 확정해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입찰제안서)를 배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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