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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급여력 돋보기]메리츠화재, 자산 확대 통과의례 '성장통'마저 미미했다경상적 이익 증대에도 시장·보험위험 수준 감소에 요구자본 줄어

이재용 기자공개 2024-05-23 09:38:13

[편집자주]

신지급여력(K-ICS)제도는 기존 위험계수방식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경제환경에 따른 자본 변동성 등 리스크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에 재무제표에는 보험사가 처한 실제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 제도가 도입된 지 1년, 그간 쌓인 지급여력 데이터에 기반해 각 보험사의 경영 리스크를 파악하고 산출 배경과 결론 도출 근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년간 견조한 지급여력 흐름을 이어왔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2.22%로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을 9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연초 대비로는 40%포인트가량 상승한 수치다. 지난 1분기 킥스비율 예상치 역시 227%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상적 이익 증대 및 자산 성장에 동반되는 리스크조차 미미했다. 통상 성장과 함께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확대되지만 되레 3500억 감소했다. 확대된 요구자본의 하위 위험액 총액보다 금리 변동 및 계리적가정 변경에 의한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 및 시장위험 감소 영향이 더 컸다.

◇시장 및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 감소에 요구자본 감소

메리츠화재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은 242.22%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 202.2% 대비 40%포인트 상승했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12조9498억원, 5조3463억원이었다. 가용자본은 1조403억원 상승한 반면 요구자본은 3484억원 감소했다.

요구자본 변동 추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총액 대비 시장위험액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시장위험액은 1조7062억원에서 1조3488억원으로 21%(3574억원) 줄었다. 상반기보다는 2483억원 감소했다. 시장위험은 시장변수와 자산포트폴리오의 분산도 부족 등으로 인해 잠재적 경제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다.


그중에서도 금리위험액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금리위험액은 5061억원으로 같은해 상반기 8032억원 대비 2917억원 감소했다. 시장금리가 변동할 경우 자산과 부채의 가치변동분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인 금리위험이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리스크가 줄었다는 의미다.

위험액 규모로는 최대인 주식위험액도 629억원 감소했다. 외환위험액은 104억원가량 줄었다. 다만 자산집중위험액은 173억원 증가했다. 부동산위험액은 2753억원으로 같은 값을 유지했다. 하위항목의 총계는 2조5384억원이다. 다만 시장위험액은 노출된 금리·주식·부동산 등 하위위험액 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를 적용해 산출한다.

절댓값으로는 시장위험액보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이 더 많이 감소했다. 계리적 가정이 변경된 영향이다. 메리츠화재의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5조4807억원으로 연초 5조8679억원과 상반기 5조9701억원 대비 줄었다. 해당 위험액은 보험계약의 인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 자체의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메리츠화재의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현황 중 사망위험은 2462억원, 장해·질병위험 3조3416억원, 장기재물·기타위험 1378억원, 해지위험 3조5510억원, 사업비위험 6793억원 등이다. 상반기와 비교해서 사망위험과 사업비위험은 각각 243억원, 477억원 증가했으나 나머지 위험액이 모두 크게 감소해 증가분을 상쇄했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하위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가 적용돼 산출된다. 이렇게 산출된 위험액이 5조4807억원이다. 이외 요구자본의 하위 위험액 항목은 일반손해보험위험액 6685억원, 시장위험액 1조3488억원, 신용위험액 1조7279억원, 운영위험액 4106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2조 성장…자본확충 및 견조한 이익 실현 영향

시장위험 및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 수준이 감소한 영향으로 요구자본이 3484억원 줄어든 데 반해 가용자본의 증가분은 1조4352억원이 발생했다. 가용자본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자산금액)에서 손실흡수성의 유무에 따라 일부 항목을 가산 또는 차감해 산출한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건전성감독기준 순자산은 12조371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보다 2조1523억원 증가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이익잉여금이 3조3696억원에서 4조5592억원으로, 조정준비금은 6조4612억원에서 6조9061억원으로 순증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407억원에서 4784억원으로 급증했다.

자본성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과 동시에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과 평가금액이 증가하고 안정적인 순이익 실현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1조574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0조8617억원, 2조1171억원에 달한다.

순자산은 불인정항목(주주배당액)과 재분류항목(자본증권 인정 한도 초과액) 등을 차감해 산출된다. 지난해 말 순자산 중 불인정항목과 재분류항목은 각각 6563억원, 7조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산출된 기본자본은 4조6522억원이다. 여기에 보완자본 8조2975억원을 더한 최종 가용자본이 12조949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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