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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 키플레이어]‘유니콘’ 리디, 다시 성장 날개 펼칠까14년 연속 매출 성장 중단, 만성적자 속 성장동력 주목

황선중 기자공개 2024-05-27 08:11:47

[편집자주]

바야흐로 웹툰 전성시대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재창작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다. 양질의 지식재산권(IP)을 생성하는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당장은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두 공룡이 패권을 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로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만큼 웹툰 기업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유지하며 호시탐탐 성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더벨은 빠르게 성장하는 웹툰 시장 '키플레이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 최초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명성이 높은 '리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이라는 풍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지만 여건은 만만치 않은 상황. 유니콘 리디는 성장한계를 뚫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전자책 플랫폼에서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2008년 3월 탄생한 리디는 국내 최초 모바일 전자책 플랫폼인 '리디북스'로 유명한 기업이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온라인에서 읽을 수 있게 만든 디지털 서적을 뜻한다. 당시 삼성전자 사내벤처팀에서 근무하던 배기식 대표가 30대 나이에 국내 최고의 대기업을 뛰쳐나와 자본금 8000만원으로 설립한 것이 역사의 시작이다.

배 대표는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시기인 2009년 11월 전자책 서점을 표방한 리디북스를 내세웠다. 그때까지 리디북스 성공을 예견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미 국내 대형 서점을 비롯한 굴지의 대기업들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다. 대부분 전자책 단말기를 중심으로 전자책 사업을 전개했다.


리디북스는 다른 길을 걸었다. 전자책 단말기가 아닌 스마트폰 중심 전자책 사업에 힘을 쏟았다. 스마트폰 일상화에 따른 모바일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일찌감치 예견한 것이다. 국내 최초 모바일 전자책 플랫폼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일개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리디북스가 국내 1위 전자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던 배경이다.

2010년대 후반 들어서는 전자책을 넘어 새로운 대세 웹소설과 웹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웹소설과 웹툰은 온라인으로 연재되는 소설과 만화를 의미한다.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플랫폼 이름도 리디북스에서 리디로 변경했다. 전자책 색채가 짙게 담긴 '북스'를 떼어낸 것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역성장 '풍파'

리디는 2008년 창사 이래 2022년까지 14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10년 전인 2014년 연간 매출은 186억원이었다. 5년이 지난 2019년엔 1000억원의 벽을 깨부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22년에는 2000억원선까지 넘어섰다. 말 그대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2년 2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120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최근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38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또한 투자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5000억원 평가를 받으면서 유니콘 반열에도 올랐다. 기업공개(IPO)까지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 지난해 매출은 2195억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웹소설·웹툰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디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만성적자 속 성장동력 발굴해야

문제는 리디가 그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었다는 점이다.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IT 전문 뉴미디어 사업부터 도서 마케팅,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게임 개발·퍼블리싱 사업까지 도전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자회사 '오렌지디'를 통한 지식재산권(IP) 활용 사업도 적자 상태다.

재무적 여건도 여유 있는 편은 아니다. 리디는 매출 측면에서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10년 중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 차례에 그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95억원으로 매출과 비교한 영업손실률은 13.5%였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년 연속 순유출(-) 흐름이다.

리디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1305억원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적자가 누적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투자에 실패하면 유동성 이슈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역성장으로 성장성 우려까지 마주한 만큼 추가적인 투자유치 작업도 한층 까다로워졌을 것으로 점쳐진다.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마주한 배 대표의 어깨는 다시 무거워지고 있다. 유동성 부담을 키우지 않으면서 동시에 역성장 흐름까지 끊어내야 한다. 시장에서 올해 리디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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