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중계권 시장, 스포티비 분석]난립하는 OTT, 흔들리는 성장동력①중계권 확보 경쟁 치열, 쿠팡플레이 위협적…EPL 놓칠 위기
황선중 기자공개 2024-06-03 11:12:05
[편집자주]
스포티비는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기업이다. 각종 인기 스포츠를 중계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간 스포츠 독점 중계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서비스동영상(OTT) 플랫폼 난립으로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더벨은 위기의 스포티비가 어떻게 활로를 모색할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포티비(SPOTV)를 향한 외풍이 거세지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스포티비의 생명줄과 같은 스포츠 중계권을 탐내고 있다.스포티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유료 중계 문화를 도입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인 뒤 자체 OTT인 '스포티비나우' 가입자 대상으로 경기를 독점 중계해 매출을 창출한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스포츠 중계권을 계속해서 늘려가며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티비가 보유한 스포츠 중계권은 다채롭다. △국내 프로야구(KBO리그) △국내 프로농구(KBL)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국 프로농구(NBA) △윔블던 테니스 대회 △US오픈 등 25개에 달한다. 야구와 축구, 농구 같은 인기 종목부터 테니스, 골프, 레이싱까지 아우르고 있다.
문제는 스포츠 중계권을 탐내는 경쟁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OTT 기업들의 중계권 시장 진출이 두드러진다. 기존 영화·드라마 기반 신규 가입자 확보 전략이 한계에 봉착하면서다. 스포츠를 새로운 유인책으로 삼았다. 통상 스포츠는 수개월에 걸쳐 시즌이 진행되는 만큼 장기 가입자 비중이 크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단연 '쿠팡플레이'
스포티비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가장 세계적인 종목인 축구 중계권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K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중계권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티비의 '킬러 콘텐츠'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 시장은 자본 논리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가장 많은 중계권료를 제시한 기업이 중계권을 쟁취하는 구조다. 지난해 매출 1005억원인 스포티비보다는 쿠팡을 뒷배로 두고 있는 쿠팡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OTT 난립으로 중계권료 인플레이션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플레이가 프리미어리그 중계권까지 따낸다면 세계 5대 축구리그(프리미어리그·라리가·분데스리가·세리에A·리그1) 중 4개 리그를 독점하게 된다. 축구 시청자 입장에서는 굳이 스포티비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간 스포티비를 이용하던 축구 시청자 상당수가 쿠팡플레이로 이동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구는 티빙이 차지…글로벌 OTT도 변수
다른 종목으로 눈길을 돌려도 경쟁은 만만찮다. 국내 스포츠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목인 프로야구는 티빙이 2024~2026년 온라인 중계권을 꿰찬 상태다. 계약 규모는 3년간 도합 1350억원이다. 연평균 중계권료는 450억원 수준이다. 스포티비도 온라인 중계권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는 후문이다. 다만 TV 중계권은 갖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야구에 대한 야욕을 보이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 3월 'MLB 서울 개막전'을 유치한 것이 상징적이다. 향후 MLB 중계권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계권자를 선정할 때는 중계권료뿐 아니라 시너지 창출 가능성 같은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라고 부연했다.
글로벌 OTT도 잠재적인 경쟁자다. 넷플릭스는 물론이고 애플TV, 아마존프라임 역시 저마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분주하다. 심지어 국제축구연맹(FIFA)도 자체 OTT인 '피파플러스'를 선보인 상태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제대회 '월드컵' 중계권 보유자인 국제축구연맹이 향후 직접 대회를 중계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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