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교보자산신탁, 시공사교체·기한연장으로 리스크 관리②대체 건설사 투입 현장, 대주단과 합의로 준공 시점 연기
이재빈 기자공개 2024-06-07 07:55:20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은 시공사 법정관리 등으로 인해 공사 진행이 불가능해진 사업장에 대체 시공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책임준공 기한을 연장하면서 손해배상 리스크를 관리하는 중이다. 다만 일부 사업장은 대주단과의 이견으로 시공사 변경에 따른 책임준공 기한 연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책준 사업장에 참여한 시공사 중 5곳이 유동비율 150%를 하회하고 있다. 이들 시공사가 참여한 사업지 중 일부는 분양률도 저조해 교보자산신탁이 신탁계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거나 투입을 검토하는 중이다. 향후 분양 등을 통해 투입한 신탁계정대를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법정관리 시공사 현장 다수, 5개 현장은 건설사 교체
지난해 말 기준 교보자산신탁으로부터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받고 있다고 공시한 시행사는 총 20곳이다. 교보자산신탁 전체 책준 사업장 67곳의 29.85% 규모다.
지난해 2월 법원의 회생절차가 개시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참여한 사업장만 4곳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책임준공 사업장은 △속초 생활형숙박시설 △동두천 주상복합 △경남 사천 공동주택 △부산 공동주택 등이다.
이들 4개 사업장은 모두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됐다. 동두천 주상복합 사업장은 시공사 교체 없이 사업이 진행돼 신탁사 책준기한 내 준공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3개 사업장은 아직 공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외에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약정한 현장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 시흥 지식산업센터는 일군토건이, 서귀포 공동주택은 대창기업이, 동탄 지식산업센터는 에이치엔아이엔씨가 참여한 사업장이다.
교보자산신탁은 법정관리 시공사가 참여한 7개 현장 중 5개 현장의 시공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시흥 지식산업센터와 서귀포 공동주택은 각각 덕청건설과 온라이프로 시공사를 변경해 공사를 마쳤다. 두 사업장 모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과 신탁계정대 회수가 완료된 상태다.
동탄 지식산업센터는 금강종합건설로 시공사를 변경했다. 분양을 통한 PF대출 상환 및 신탁계정대 회수가 추진되는 중이다.
속초 생활형숙박시설은 보훈종합건설로 시공사가 교체됐다. 현재 분양된 물량의 잔금이 유입되면 PF대출 상환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분양이 이뤄지면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회수도 가능하다.
부산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시공사를 교체하지 않았다. 분양률이 90%를 상회하는 만큼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주의 자금보충확약도 제공돼 있어 교보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전액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책임준공 시공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대주단과 합의를 통해 책준 기한 연장을 이끌어냈다. 시공사 교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업이 지연된 만큼 만기 시점에 기존 PF대출에 대한 이자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추가 기한을 확보한 것이다. 덕분에 교보자산신탁은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 소송 등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장에서 대주단과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경남 사천 공동주택 사업장은 아직 책준 기한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파인건설로 시공사가 교체된 사업지다.
입주자모집공고 기준 입주예정일은 2024년 4월로 게재돼 있다. 시공사가 책준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 책준 기한으로 6개월이 추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교보자산신탁은 오는 10월 전에 공사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하지만 해당 현장은 빨라도 올해 말에나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제는 대주단이 책준 기한 연장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주단과 합의가 최종 불발될 경우 손해배상금 지급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유동비율 150% 하회 시공사 6곳, 분양률 저조하면 신탁계정대 투입 불가피
법정관리 상태는 아니지만 재무지표가 열악한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약정한 사업장도 다수 확인됐다. 유동비율이 종합건설업 평균인 148.8%를 하회하는 시공사가 참여한 현장만 5곳에 달한다.
책임준공 약정 시공사 중 유동비율이 가장 낮은 건설사는 순천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참여한 중우건설이다. 유동비율이 66.03%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시행사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단 한 가구도 분양되지 않아 원활한 자금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추가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한 중해건설의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 공동주택 시행을 맡은 한일건설도 유동비율이 86.41%에 그쳤다. 2023년 말 분양률이 15%에 그친 사업장이다. 속초 생활형숙박시설의 대체 시공사로 투입된 보훈종합건설도 유동비율이 90.4%를 기록했다.
대전 지식산업센터 시공사 한일개발(111.73%)과 강릉 생활형숙박시설 시공사 브이산업(125.85%)은 유동비율 100%를 간신히 상회했다. 대전 지식산업센터는 신탁계정대 투입 없이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강릉 생활형숙박시설은 교보자산신탁이 PF대출을 대신 상환한 상태다. 상환잔여액은 51억원으로 분양을 통한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양호하게 나타났지만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시공사는 243.72%로 확인된 광성종합건설이다. 고양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시공을 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투입이 검토되고 있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분양대금을 통한 PF대출 상환을 목표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손해배상금 소송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단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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