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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대신자산신탁, 연내 사업장 절반 이상 준공 '사활'②올해 이천·평택 현장 사용승인, 미준공 15곳 리스크 관리 총력

이재빈 기자공개 2024-06-13 08:00:51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신탁은 시공사 법정관리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된 사업장의 준공을 성사시킨 트랙 레코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했던 경기도 이천 공동주택 사업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사비 부족으로 준공이 지연됐던 평택 오피스텔 개발사업도 현재는 공사를 마친 상태다.

아직 준공되지 않은 15개 책준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연내 공사가 마무리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책준 기한 도과가 전망되지만 대신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투입 등을 통해 미준공 리스크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공사 지연 현장에 인력을 파견해 공정률을 관리하는 한편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시공사 이상 발생 사업장, 신탁계정대 투입해 책임준공 의무 이행

대신자산신탁이 2023년 감사보고서에서 신탁사 책준 의무 이행을 위한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고 공시한 사업장은 이천 부발읍 공동주택과 평택 이충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이다. 두 사업장 모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책준 기한이 도과된 상태였다.

선우피엠앤드씨가 시행하는 이천 부발읍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시공을 맡은 대우산업개발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위기를 맞았다. 당초 2023년 11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9월 대우산업개발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8월말 기준 공정률은 78%에 불과했기 때문에 시공사 책준 기한을 준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대신자산신탁은 해우이엔씨를 대체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 3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신탁사 책준 기한이 통상 시공사 책준 기한으로부터 6개월 후인 점을 감안하면 손해배상금 지급 요건 발생 2개월을 앞두고 리스크를 해소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총 486억원의 신탁계정대가 누적 투입됐지만 분양대금을 바탕으로 회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회수액은 약 321억원이다.

평택 이충동 오피스텔 개발사업도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됐지만 지난 3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미소산업개발이 시행하고 중해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사업장이다.

중해건설 감사보고서 기준 공사기간은 2021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였다. 준공 일정이 1년 가량 지연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43억원의 미청구 공사도 계상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비 부족으로 준공이 지연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신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현재는 미준공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다. 분양도 대부분 이뤄지면서 신탁계정대 회수도 진행되고 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시공사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신탁사 책임준공 확약 이행을 해내면서 수분양자 및 대주단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며 "문제 사업장에 직원을 파견해 상주시키면서 공정률을 관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업장 공정률 관리 필요, CRO·CFO 산하 조직 투입

6월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신자산신탁 책준 사업장은 총 15곳으로 확인됐다. 15개 개발사업에 참여한 시공사는 14곳이다. 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00위 이내 건설사는 동문건설(61위)과 삼부토건(77위) 정도다. 나머지는 100위권 밖 중소형 시공사로 구성됐다.

15개 사업장 중 과반에 해당하는 8개 사업장이 연내 준공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PF 대출잔액이 가장 큰 사업장은 7월 준공 예정인 부산 사하구 공동주택 개발사업으로 신화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유동비율과 당좌비율 모두 200%를 상회하고 부채비율은 100%를 밑도는 시공사인 만큼 무난한 준공이 전망된다.

시공사 재무지표 악화로 인해 공사 지연이 발생할 수 있는 사업장은 평택 세교지구 오피스텔 개발사업이다. PF대출잔액은 368억원이고 삼부토건이 시공을 맡아 오는 10월 준공이 예정돼 있다.

삼부토건의 유동비율은 117.93%, 당좌비율은 67.45%로 재고자산을 제외하면 1년간 상환해야 할 부채가 유입 예정 현금보다 많은 상황이다. 시공사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분양대금 등을 바탕으로 공사비 지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책준 기한이 준수되지 않을 수 있다.

연내 준공 예정 사업지 중 시공사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사업장은 3곳이다. 나경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은 안양시 오피스텔과 고양시 오피스, 미전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오산시 오피스텔 사업장 등이다.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만큼 분양률에 따라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대신자산신탁은 15개 사업장 중 일부는 신탁계정대 투입 등 공정률 관리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적으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신탁사 책준기한 도과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문제 사업장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산하에 기술지원부와 안전보건부를 설치해 사업장 별 공정률 등을 관리하고 있다. 또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사업관리팀을 신설해 인허가와 준공 관련 리스크에 대응할 계획이다. 하도급 관계 등을 검토해 책준 시공사 부도 가능성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준 의무 이행 여부에 명운이 걸려 있다고 보고 있다"며 "대주단과 공기 연장 등을 논의하고 유사 시 신속하게 대체 시공사를 확보하는 등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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