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신탁계정대 급증' 대신자산신탁, 충당금 적은 비결은①담보·근질권 설정으로 회수가능금액 확보, 미준공 사업장 PF대출 5638억
이재빈 기자공개 2024-06-12 07:47:35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신탁은 올해 들어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3건을 추가 수주했다.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약정이 체결된 사업장이다. 1분기 말 기준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잔액은 1조원을 상회한다. 다만 올해 들어 일부 사업장이 준공되면서 공사중인 사업장에 제공된 PF대출잔액은 전년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신탁계정대 규모는 빠르게 증가해 총자산의 60% 수준에 육박한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5%를 하회하고 있다. 고정 이하 사업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회수가능금액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대손충당금이 아닌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책준 사업장 45곳, 대출잔액 1조2146억
대신자산신탁의 1분기 말 책준 사업장 수는 45곳으로 확인됐다. 42곳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증가한 수치다. 이들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1조1452억원에서 1조2146억원으로 6.06% 증가했다.
대신자산신탁은 다만 실제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 수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차입형 및 도시정비 사업장에 제공된 책임준공 6건이 함께 기재되면서 공시상으로는 사업장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책준 신규 수주는 미분양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없는 LH 매입약정 사업장 위주로 이뤄졌다. 올해 신규 수주 사업장은 대구 중구 동성로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경기 군포 금정역 오피스텔 개발사업, 서울 은평구 응암동 주상복합 개발사업 등 3건이다. 모두 LH 매입약정이 체결돼 있어 미분양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다른 신탁사들과 동일하게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신규 책준 관토 수주가 줄어든 상태"라며 "신규 수주는 차입형과 정비사업 관련 수주"라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장 준공도 이어지면서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리스크도 해소하고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7개 책준 사업장이 올해 들어 공사를 마쳤다. 공사를 마쳤지만 아직 책준형으로 관리되고 있는 사업지도 다수 있다. 대신자산신탁 설립 이후 누적으로 수주한 책준 사업장 수는 총 51곳이다.
누적 수주 사업장 중 36곳은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책준 사업장 수는 15곳에 그친다. 이들 사업장에 제공된 PF대출잔액은 4월말 기준 5638억원이다. 미준공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PF 대출잔액이 전체의 절반에 그치는 구조다.
대신자산신탁은 은행지주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고정이하 자산비중을 별도로 산출해 공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한 대출채권 1606억원 중 36.11%에 해당하는 580억원에 대해 손상을 인식한 상태다. 2022년에는 대출채권 514억원 중 0.19%에 불과한 1억원에 대해서만 손상을 인식했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준 관련 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을 고정이하로 분류하면서 손상 인식액이 증가했다"며 "담보 관련 질권 설정 등으로 회수가능금액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산 대비 신탁계정대 60%, 담보·질권 설정해 충당금 비율 낮춰
신탁계정대는 다른 신탁사들과 마찬가지로 급증하는 추세다. 1분기 말 신탁계정대는 1671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신자산신탁 자산총계의 59.72%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2년 15억원에 불과했던 신탁계정대는 2023년 1124억원으로 급증한 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대손충당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1분기 말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71억원에 그쳤다. 57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비중은 5.07%에서 4.25%로 오히려 축소됐다.
대신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대부분이 무난하게 회수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차입형 사업장은 무난한 회수가 전망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우산업개발 책준 사업장도 100% 분양이 완료된 만큼 신탁계정대가 회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액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된 사업장은 경기도 과천 오피스 개발사업이다. 혼합형 사업장으로 5월 말 기준 711억원이 투입됐고 연말까지 300억원의 추가 투입이 계획돼 있다. 계룡건설산업이 시공을 맡았고 오피스 매수자도 확보한 만큼 신탁계정대 회수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책준 사업장 중에서는 경기도 이천 공동주택 사업장에 가장 많은 신탁계정대가 투입됐다. 누적 투입액은 486억원에 달한다. 시공사 대우산업개발의 법정관리로 인해 대신자산신탁의 책준 의무 이행 리스크가 발생했던 사업지다. 다만 100% 분양 완료된 사업장이기 때문에 입주 후 잔금이 납부되면 무난하게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회수 잔액은 165억원으로 확인됐다.
다른 고정 이하 사업장들의 경우 담보와 근질권 설정 등을 통해 회수가능금액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들 덕분에 다른 신탁사들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적게 설정할 수 있었다. 또 충당금에 해당하는 비율만큼 대손준비금을 적립해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는 중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단기차입금 한도를 확대한 상태다. 대신자산신탁은 지난 2월 단기차입금 한도를 8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확대했다. 확대 당시 실제 차입액은 620억원이었고 현재 차입액은 930억원 수준이다. 아직 500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유가 확보돼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BBB+인 신용등급을 A0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토지신탁 수주 및 자금조달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위탁자와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준 관련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사업관리팀 등 리스크 관리 조직을 신설해 문제상황 발생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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