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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 Watch]SK이노, '투자적격' 무디스 등급도 위태롭다'하이일드' BB급으로 하향 가능…'자회사' SK온, 외화채 대신 프리IPO 선회

이정완 기자공개 2024-06-18 07:34:0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3월 S&P글로벌레이팅스가 하이일드 채권 등급인 'BB+'로 낮춘 데 이어 무디스도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등급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결정적인 원인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다. 이차전지 투자를 위해 차입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예상만큼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사업 핵심 자회사인 SK온이 최근 외화채 추가 발행이 아닌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선회한 이유도 이를 고려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S&P는 이미 'BB+'로 하향 조치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12일 SK이노베이션의 기업신용등급(Issuer Rating)을 기존 'Baa3, 안정적'에서 'Baa3, 부정적'으로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Baa3 등급은 다른 신용평가사의 BBB- 등급에 해당한다. 만약 한 노치(Notch) 하락하면 투기 등급인 BB급이 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로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진 탓이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 18조2000억원에서 2025년 말 27조~2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채는 증가하는데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탓에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무디스는 배터리 사업이 올해 상반기 상당한 손실을 기록한 뒤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해 내년 연간 기준 소폭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디스는 "부정적으로 등급 전망을 조정한 것은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하고 내년까지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며 "배터리 사업 실적이 부진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을 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미 투기등급 평가를 내린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있다. S&P는 지난 3월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마찬가지로 차입 부담이 컸다. 무디스와 유사하게 내년 조정 차입금이 28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 규모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부정적' 등급으로 하향되면 향후 1년 이내에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며 "투자적격 등급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SK온, 차입 더 늘리면 미래 조달전략에도 부담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초를 끝으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용도를 관리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재무 부담을 키우는 주체로 거론된 자회사 SK온이 외화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발행한 외화채도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를 위해 보증채 형태로 나선 것이다.

SK온은 특히 미국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현지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에 한창이다. 2022년 포드(Ford)와 손잡고 출범한 블루오벌SK는 10조원을 넘게 들여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도 미국 조지아주에 6조5000억원을 공동으로 투자해 연간 35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올해 1월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를 앞세워 5억달러 규모 유로본드(RegS)를 발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직접 9억달러 규모 달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잇따른 외화채 발행에 연내 추가 조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DCM(부채자본시장)보다 ECM(주식자본시장)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만약 SK온이 추가로 외화채를 발행한다면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지적하는 내용처럼 차입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격적인 재무 전략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늘어나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택한 게 2차 프리IPO란 이야기가 나온다. SK온은 해외 사모펀드 운용사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으로 빚을 늘리는 것보다 지분을 대가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최근 은행권 보증을 받아 외화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회사 자체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지면 향후 한국물 발행 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프리IPO를 대안으로 택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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