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문화콘텐츠업계 시선은 카카오에 있다. 주요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이 연일 새어 나오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업계에서 '공룡'으로 통한다. 매물로 나온다면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업계에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뒤따를 공산이 크다. 매각설 진위는 안갯속이지만 업계 플레이어들은 벌써부터 기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사실 소문은 지난해부터 파다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의 발언이 씨앗이었다. 지난해 12월 임직원 간담회에서 "배의 용골(龍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하겠다"며 사업구조 재편을 암시했다. 그동안 몸집을 불렸다면 앞으로는 군살을 빼겠다는 의지였다. 이때부터 카카오가 어떤 사업부에 구조조정 칼날을 꺼내들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은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속한 글로벌 문화 생태계 사업부였다. 여타 사업부에 비해 거느린 계열사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글로벌 문화 생태계 사업부 80개 △디지털 전환 사업부 23개 △미래 성장동력 사업부 7개 △기타 18개였다. 글로벌 문화 생태계 사업부가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카카오의 '문어발' 논란을 야기한 주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글로벌 문화 생태계 사업부를 정리하면 카카오는 몸집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문어발이라는 세간의 비아냥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여력도 생긴다.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낸다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져 주가를 회복할 가능성도 커진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의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예상하는 미래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미래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발생한다. 글로벌 문화 생태계 사업부가 활약하는 무대는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게임·엔터테인먼트 시장이다. 만약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게임이나 아이돌을 배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해외 영향력이 떨어지는 카카오의 약점을 단숨에 해소할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가 애당초 게임·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발을 뻗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명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카카오에게 필요한 것은 재무적 관점에 근거한 '문어발 자르기'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을 향한 치열한 고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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