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성장판' 닫힌 투네이션, '상장 문턱' 넘을 수 있을까서비스 모태였던 트위치, 국내 시장서 철수…실적 증가세 입증 '숙제'
안준호 기자공개 2024-07-29 07:09:3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터 후원 서비스 운영사인 투네이션이 상장 시동을 건 가운데 성장성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인기를 바탕으로 가파른 매출액 증가를 이어왔지만, 주 활동무대였던 트위치(Twitch)가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트위치의 한국 운영 종료 이후 빈 자리는 네이버의 치지직(CHZZK), 숲(SOOP)의 아프리카TV 등 국내 플랫폼이 차지했다. 서드파티 비중이 컸던 트위치와 달리 자체 후원 기능을 적극 우대하는 곳들이다. 확장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성장한 투네이션으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2년 연속 흑자 기록, 매년 30% 안팎 성장…낯선 사업모델은 단점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네이션은 이날 전년도 감사보고서 기재정정 내용을 공시했다. 영업수익과 비용 가운데 총액법으로 인식했던 일부 금액을 순액법으로 다시 반영했다는 요지다. 이에 따라 2023년과 2022년 매출액이 감소했다.
투네이션은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의 후원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시청자 결제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차감하고, 나머지는 크리에이터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이다. 특정 결제 수단을 이용할 경우 크리에이터에게 일정 금액을 환급해 주는 ‘캐시백 리워드 이벤트’도 진행해왔다.
정정 내용 역시 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사를 맡은 인덕회계법인은 "특정캐쉬결제액과 리워드 이벤트 지급액을 수수료수익과 광고선전비로 총액 인식해 왔으나, 해당 리워드 지급액을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의 '고객에게 지급하는 대가'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규모를 고려해도 실적 증가세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0년 49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17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30% 안팎의 성장률을 이어온 덕분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약 24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회사는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흑자 기업인 만큼 특례상장 트랙이 아닌 알반 상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구 이후 4개월 가량이 지난 만큼 조만간 승인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모 난이도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기반 사업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비슷한 기업은 아프리카TV 운영사 숲(SOOP)이지만,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는 서드파티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트위치' 철수 이후 서드파티 사업 기반 악화…서비스 종료 사례도 나와
투네이션은 유튜브나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후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가장 큰 강점은 수수료다. 플랫폼 자체 후원 기능을 이용하면 약 20~40%의 수수료 차감 후 정산이 이뤄진다. 투네이션의 경우 약 10% 전후에 그친다 '기부' 성격이 강한 후원 서비스 성격상 고객들이 서드파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국내 산업 지형도는 서드파티 업체들에게 불리한 편이다. 모태 역할을 했던 트위치가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며 크리에이터와 팬덤이 치지직, 아프리카TV 등 타 플랫폼으로 옮겨갔다. 실제 아프리카TV 운영사인 숲(SOOP)의 경우 이 과정에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 결제로 후원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수수료가 포함된 회사의 플랫폼 매출은 올해 1분기 78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와 비교하면 30.2%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 측은 “결제 유저 성장으로 매출 성장이 가속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플랫폼들이 트위치와 달리 자체 후원 기능을 우대한다는 것이다. 일정 등급 이상 크리에이터는 서드파티 사용이 제한된다. 서드파티 이용 링크 등을 방송에 노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트위치와 달리 수수료 수익 비중이 크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타 서드파티인 트윕(TWIP)이 최근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투네이션은 다른 서비스 보다는 트위치 의존도가 적었던 편이다. 그럼에도 주된 채널 가운데 한 곳이 사라진 만큼 매출 증가세는 예년 대비 꺾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입증을 위해선 기존 모델 이외에 다른 무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광고 관련 서비스 '투네애드' 등을 선보인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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