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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DB운용 엿보기]삼성전자, DB 적립금 1조 만기매칭형 투자 효과는"원리금보장형 대비 수익률 높이고 미래 배당재원 확보 부담도 더는 효과"

이돈섭 기자공개 2024-08-09 07:52:3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7: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을 만기매칭형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DB 적립금 누적치는 약 1조7500억원. 웬만한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비교해 기대 수익률이 높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 전체 부채를 관리하고 나아가 미래 배당재원 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DB 적립금 1조원가량을 만기매칭형 채권형 펀드에 투자키로 결정하고 올해 2월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펀드에 적립금을 나눠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운용 다변화 차원에서 처음으로 DB적립금 7500억원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GIC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사외적립자산은 15조1689억원. 전체 사외적립자산의 11.5%가량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셈이다. 대부분 상장 기업들이 전체 적립금의 5% 안팎 정도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입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움직임이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같은 시기 확정급여채무 현재가치는 10조7587억원으로 순확정급여 부채는 4조4102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DB적립금 투자는 다양한 요소를 감안한 결과라는 게 퇴직연금 시장 관계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DB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추가 투자를 검토하던 지난해 말의 경우 만기 5년 이상 채권 금리가 웬만한 예·적금 및 GIC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 만기매칭형 채권 투자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만기매칭형 상품의 경우 운용 리스크가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준에 다름없기 때문에 적립금을 운용해야 하는 담당자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부채관리 리스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면 부채를 안정적으로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체 재무 관리 차원에서도 전혀 손해 볼 것 없는 옵션"이라고 말했다.

적립금 추가부담을 줄임으로써 미래 배당재원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검토됐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 차원의 접근도 중요하지만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려 향후 추가 적립 부담을 줄이면 배당가능 재원이 늘어나는 부수 효과도 있다"면서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입장 등을 고려했을 때도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올초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꾸준하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급전직하한 상태.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84.9% 감소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4.1%로 1년 전 17.1%에 견줘 4분의 1 이하로 작아졌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DB 적립금 적립비율은 140% 안팎 수준으로 현행 퇴직급여보장법 체계상 최소적립비율 100%를 충족해 추가 적립금 부담은 없는 상태. 채권 투자로 적립금 규모를 안정적으로 키워나가면서 동시에 전체 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잠재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삼성전자 특유의 보수적 관리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현행법 상으로는 적립비율이 150%를 넘을 경우 그 초과분을 배당재원 등 타 계정으로 옮겨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적립비율 산출 과정에서 모수 역할을 하는 전체 근로자 수 등이 급감하지 않는 한 적립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통해 적립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초과 적립금을 타 계정으로 활용한 사례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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