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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밸류업 포텐셜]삼성E&A, 순항하는 '에너지 전환' 띄울 묘수는수주 가이던스 초과 달성 전망, 주주환원 정책은 '아직'…이재용 회장 700억 취득 '언제쯤'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30 07:30:02

[편집자주]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장사가 많지 않은 건설업계도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선언한 건설사는 없는 실정이다. 더벨은 국내 상장 건설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잠재된 밸류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E&A는 올해 사명에서 '엔지니어링'을 떼어내고 'E&A'를 붙였다. 'E'는 미래 성장 사업군인 '에너지'와 '환경', 나아가 지속가능한 지구와 생태계를 만드는 조력자(Enabler)를 의미한다. 여기에 'A'는 삼성E&A 고유의 프로젝트 수행모델 '어헤드(AHEAD)'의 첫 글자로 차별화된 혁신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수소 시장 및 에너지 전환 신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수주 가이던스 90%를 채운 삼성E&A는 하반기 목표치 초과 달성의 기대감도 모은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받으면서 최근엔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E&A 주가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투자 지표들이 다른 건설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지만 주주환원 정책 등에선 미흡한 상황이다. 이재용 회장이 과거 삼성E&A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을 취득했던 것을 제외하면 오너일가의 입김도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33년 만에 사명 교체, 수주 가이던스 상향 조정할까

삼성E&A는 올해 33년 만에 사명을 변경했다. EPC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이미지를 벗고 '에너지 전환사업'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삼성그룹 안에서도 사명 변경 사례가 흔치 않았던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와 맞물려 삼성E&A는 올해 에너지 전환사업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37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670억원에 그쳤던 투자 규모를 5배 가까이 늘렸다.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원천 기술 투자와 EPC 생산성 및 수익성 극대화 등을 겨냥한 투자다.

사명 교체와 투자 확대 등은 자신감의 발현이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E&A는 단일 계약으로 창사 최대인 약 8조원(60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수주한 '파딜리(Fadhili)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 프로젝트다.


이를 포함해 삼성E&A는 올해 상반기 11조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연간 수주 가이던스로 제시한 12조6000억원의 86.6%를 달성하면서 목표치 달성의 기대감을 키웠다. 나아가 하반기 에너지 전환부문 3건 등의 수주 영업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어 일각에선 수주 가이던스 상향 조정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외국인 주주 비율 50% 육박, '배당·자사주' 포함 주주환원 아직

올해 상반기 말 삼성E&A 수주잔고는 24조1000억원을 웃돈다. 지난해 말 1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아람코 수주 계약 등이 더해져 풍족해졌다. 아람코 등 중동지역 일감이 더해지면서 삼성E&A 전체 수주잔고에서 국내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32%에서 올해 상반기 말 22%로 줄었다. 글로벌 수주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삼성E&A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주주 비율은 50.4%로 집계되면서 과반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0%를 조금 밑돌지만 최대주주인 삼성SDI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0.5%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삼성E&A도 해외 투자자들과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홍콩과 싱가포르, 유럽에서 세 차례 걸쳐 NDR을 가졌다. 글로벌 수주 기회가 여전한 데다 올해 사명 교체 등으로 IR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136.5%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 말 129%로 개선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단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규모도 1조2000억원을 넘어 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이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선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E&A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64배다. 통상 저PBR 기업으로 분류하는 1배 미만은 아니지만 최근 5개년도 삼성E&A 평균 PBR 2배보단 낮은 수치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삼성E&A 주가도 평균 2만원 중반대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 배당 계획 등도 아직은 수립되지 않았다. 삼성E&A는 2013년 대규모 적자를 기점으로 10년 넘게 배당 정책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2020년 말을 기점으로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은 갖췄으나 아직 사업적인 측면에서 투자가 우선이란 판단이다.

◇이재용 회장, 사재 출연해 자사주 취득…700억 투자 계획은 '미정'

삼성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삼성E&A 활용법도 관심사다. 삼성E&A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최대주주가 11.69%를 보유한 삼성SDI다. 2대주주로는 삼성물산(6.97%)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주주는 단연 이재용 회장이다. 이 회장은 삼성E&A 경영엔 관여하지 않지만 1.54% 지분을 가진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2016년 3월 삼성E&A(당시 삼성엔지니어링)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재를 출연했다. 삼성E&A가 가지고 있던 자기주식 302만4038주를 3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E&A 주가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해 700억원 규모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다만 8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 이 회장의 삼성E&A 주식 취득 행보는 없는 상황이다. 주식 추가 취득 행보는 없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삼성E&A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면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이 삼성E&A 주식을 취득했던 주당 가격은 9980원이다. 최근 주가가 당시보단 2배 이상 비싼 점을 고려하면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의 규모는 2% 미만 정도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한 차례 삼성E&A와 삼성중공업의 합병을 시도한 적이 있다. 주주들의 반대 등에 부딪혀 무위에 그쳤지만 삼성E&A가 향후 지배구조 측면에서 새로운 역할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E&A는 최근 해외 NDR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전개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 관련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핵심 밸류체인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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