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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비스 증권신고서 리뷰]낮은 김정곤 지배력, 우리사주 5년 공동보유 ‘묘수’③지분율 6.3% 의결권 공동행사, 의견 배치시 김정곤 의견 따라야

성상우 기자공개 2024-09-05 08:50:03

[편집자주]

웨이비스가 8개월여만에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허들을 넘었다. 거래소 관문을 통과한 직후 제출한 증권신고서엔 무려 10개의 확약사항이 달렸다. 심사기간 동안 거래소 신뢰를 얻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 대표의 사임에서 나아가 향후 5년간 이사회 미복귀를 약속한 이유는 뭘까. 더벨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시 웨이비스가 내걸었던 확약사항을 통해 기술성 평가기업 상장길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 수준이었던 김정곤 웨이비스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20% 초반대로 낮아졌다. 공모 후 기준으론 19%대로 떨어진다. 경영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최대주주 지분율로 보기엔 다소 낮은 지배력이다.

지분율 하락은 100억원 상당의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로부터 과거 웨이비스 지분 취득 당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주를 매입했다는 지적을 받고 사재 출연을 결단했다. 이로 인해 공모 후 지분율이 10%대로 낮아지는 걸 감수해야 했다.

다만 당분간 실질 지배력의 저하를 겪진 않을 전망이다. 사재 출연으로 지분을 실어준 우리사주조합과 5년 6개월간의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통해 26%대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김정곤 전 대표가 개인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한 시점은 이사회 소집일(7월16일) 바로 이튿날인 지난 7월 17일이다. 당시 이사회는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몇 가지 지적 사항들에 대한 확약을 정관·이사회 규정 등으로 명문화하기 위해 열렸다.

김 전 대표는 이사회 이튿날에 주식 78만400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한다는 약정서를 체결하고 곧바로 해당 계좌로 주식을 이체했다.


주식 무상 출연은 과거 김 전 대표의 웨이비스 주식 저가 매입 정황에 대해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거래소 측 지적을 받고 이뤄진 이익 환원 조치다. 당시 김 전 대표는 기가레인에서 물적분할한 웨이비스 구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기타 주주들이 매입한 신주 발행가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받았다. 당시 매입 주식수를 고려한 차익(신주 발행가-구주 매입가) 추정액은 약 100억원이다. 여기에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의 주가를 반영해 출연 주식수를 산정했다.

이로써 무상 출연 직전 322만2256주였던 김 전 대표 보유 주식 수는 243만8256주로 줄었다. 지분율은 29.60%에서 22.40%로 낮아졌다. 그 대신 7.20%의 우리사주조합 지분이 신규로 등록됐다. 공모 후 기준으론 김 전 대표와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이 각각 19.63%, 6.31%다.

주주 구성을 봤을 때 당장 지배력을 위협할 만한 기타주주는 없다. 다만 10%대의 최대주주 지분율만 놓고보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상장 후 3개월 도래 시점에 락업이 풀리는 에스지에이스유한회사(지분율 10.72%)와 5% 안팎 지분율을 가진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의 향방에 따라 지배구조가 급변할 수도 있는 구도다.

무상 출연과 동시에 이뤄진 지분율 하락과 맞물려 이뤄진 지배력 보전 조치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우선 출연 주식 가격을 공모가 밴드 상단(1만2500원) 기준으로 책정하면서 밴드 하단(1만1000원)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경우와 비교해 무상 출연하는 주식 수를 10만주 이상 아낄 수 있었다. 지분율로 치면 약 1% 수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무상 출연 직후 해당 주식이 이체된 우리사주조합과 5년 6개월의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체결한 게 주효했다. 이로써 사재 출연으로 인한 지배력 하락 효과를 대부분 상쇄했다. 출연 직후 변경된 우리사주조합 규약엔 ‘대주주의 무상출연에 의해 조합원계정에 배정된 주식은 의결권을 대주주와 공동 행사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서 세부 내용을 보면 의결권 행사 요건이 대체로 김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설정돼 있다. 김 전 대표와 우리사주조합은 웨이비스 주주총회에 올라오는 모든 안건에 대해 보유 지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며 양 측의 의견이 다를 경우 우리사주조합은 김 전 대표의 의견에 따라야한다고 규정했다.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한 6%대 지분(공모 후 기준)을 사실상 개인 지분과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다.

5년 6개월의 공동목적 보유 기간 설정과 동시에 보호예수 의무를 5년으로 잡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리사주조합 무상 출연의 경우 직원 복지를 위해 김 전 대표가 자발적으로 고안한 방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상장 후 5년간 해당 물량을 건드릴 수 없는 조합원 입장에선 혜택의 효용이 크지 않다고 느낄 여지도 있다.

반대로 김 전 대표 입장에선 6%대 지분을 안정적으로 개인 지배력 구축에 보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여기에 김 전 대표 개인 지분에도 5년의 보호예수가 걸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상장 후 5년간은 지분 무상 출연으로 인한 재산상 불이익을 체감하지 않는 형태다.

임승준 웨이비스 CFO는 “심사 과정에서 주식 무상 출연에 대한 거래소 측의 직접적인 요구는 없었다”면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조치이며 예전부터 김 전 대표가 직원들에 대한 혜택 제공과 동시에 주인 의식 고취 차원에서 계획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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