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는 지금]R&D 투자 비용 우상향, 수익 창출 '선순환' 구조 안착②'화장품·제약' 기술 융합 발판 경쟁력 확보, 북미기술영업센터 개관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23 13:49:17
[편집자주]
1990년 설립된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 업체의 원조다. 그동안은 묵묵하게 K뷰티의 숨은 주역'으로서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면 상황이 반전됐다. '코로나19' 이후 K뷰티가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하자 한국콜마가 주인공으로 등극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벨은 한국콜마의 성장 스토리와 재무 상황, 미래 청사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업계에 제조자 개발 생산으로 구조적 혁신을 이룬 원조 기업인 한국콜마의 경쟁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초기에는 단순히 제품 생산만 담당하는 주문자 상표 부착(OEM)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더 큰 성장을 위해 ODM 방식으로 전환했다. 성공적인 사업 체질 변화를 위해 가장 힘을 쓴 것이 바로 'R&D(기술 개발)'이었다.기술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익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되면서 '작지만 강한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국내에 뿌리를 깊게 내린 한국콜마는 이제 글로벌을 향해 뛰고 있다.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며 역시나 R&D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화장품·제약·건기식 아우르는 '종합기술원' 운영, 매출의 5% 이상 투자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6~7%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인력의 40%가 R&D 인력으로 구성된 '기술 기업'이다. 과거 30% 수준이었지만 최근 R&D에 힘을 주며 40%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창업 후 2년 후인 1992년 중앙연구소를 세웠던 것도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현재 한국콜마 R&D의 심장은 종합기술원이다. 세계 최초로 화장품·제약바이오·건강기능식품 연구소를 통합한 R&D 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제형과 소재 연구부터 향료, 패키지 연구까지 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R&D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13개의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의 연구소를 한곳에 모았다. 다양한 분야의 R&D전문가들이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자회사인 HK이노엔 연구소와의 협업과 융합연구를 통해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신기술 개발과 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 3년간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6.99%, 2022년 6.48%, 2023년 5.79%다. 2024년 반기 기준 5.39%다. 법인별로 별도 매출액의 단순 합산 금액으로 산출된 수치로, 비율은 정부 보조금을 차감하기 전의 지출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2021년 1040억9900만원, 2022년 1210억4100 만원, 2023년 1233억100만원이다. 매년 규모가 우상향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672억4200만원을 집행했다. 654억800만원을 지출했던 작년 상반기 대비 2.8% 증가한 금액이다. 이 흐름대로라면 연간 기준 기술 투자금액이 작년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R&D 투자의 결과물이 노력을 증명한다. 10월 16일 기준 1073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627개가 등록 중이다. 실용신안은 출원 70개, 등록 50개로 집계됐다. 디자인 분야는 712개, 643개가 등록 중이다. 글로벌 ODM 업계 톱 수준이다.
품질 관리 부분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대 규모의 품질 관리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 기초화장품 생산 시설인 세종 공장의 경우 2020년 1월에 ISO 17025(KOLAS) 인정을 받는 등 품질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북미 전진 기지 구축 후 조직 개편, 생산·영업·R&D 삼각편대 구축
한국콜마는 R&D를 통해 수익성을 창출했던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도 이식하고 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허브로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최근 개관했다. 콜마USA를 비롯한 콜마캐나다(CSR) 등과 함께 현지 정책과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북미 전진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북미 진출을 위해 R&D 분야에 방점을 둔 것은 과거 성공 경험이 밑바탕 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자체 기술을 통해 개발한 립밤스틱이 국내에서 인정을 받고 이듬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했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14년 160만개 발주를 했고 3년 동안 약 500만개 이상이 미국에서 팔렸다고 전해진다. 내부에서는 세계인의 취향을 만족시킨 '제품력'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기술 개발의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북미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북미기술영업센터와 글로벌 R&D 헤드쿼터인 한국 종합기술원이 긴밀히 협력해 북미 현지 고객사 맞춤형 원료와 제형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조직을 재정비했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전문가를 배치하면서 생산·영업·R&D 삼각편대 구축했다.
R&D 분야를 살펴보면 북미법인 총괄 연구개발 책임자(CSO)에는 조지 리베라를 임명했다. 한국과 북미 시장을 연결하는 북미법인 R&D 센터장에 박인기 상무를 선임했다. 조지 리베라는 20여년 간 로레알 미국법인과 인터코스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서 R&D 전문성을 발휘해온 전문가다. 최근에는 콜마 USA 법인장으로서 공정 및 기술 혁신을 이끈 공을 인정 받았다.
박인기 상무는 18년차 연구전문가다. 종합기술원에서 개발된 핵심기술을 현지 시장에 맞게 전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색·제형·향기 등 종합기술원에서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의 니즈를 분석하고 맞춤형 베이스 처방 개발에 집중한다. 조지 리베라 CSO는 박인기 북미법인 R&D 센터장과 함께 현지 시장 니즈에 맞는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국콜마 측은 "향후 매출액 증가 여부에 따라 R&D 투자 비용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R&D를 강화하고 있고 현지에서의 연구와 생산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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