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전방위적 외연 확대보다 내실있는 성장 추진"[thebell interview]②정형동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장 "빈틈없는 내부통제 체계 구축할 것"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10-24 12:42:5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싱가포르 지점들은 모두 본점의 신용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권역에 진출한 그룹사 법인들을 지원한다. 달러화 비축을 중시하는 동남아 신흥국의 금융정책 특성상 쉽지 않은 달러화 조달의 우회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임무가 막중하다.싱가포르는 금융당국 통화청(MAS)의 금융기관 관리가 엄정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때문에 정형동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장은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의 강화를 중요시한다. 싱가포르지점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지속하면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힘쓰는 것이다.
◇부임 초기부터 공들인 내부통제 강화
"싱가포르지점은 국제금융 중심지에 위치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하는 동시에 하나의 작은 소규모 은행으로서 탄탄한 내부통제와 조직관리 또한 요구되는 점포다. 단순히 영업실적만을 좇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안정적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형동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장(사진)은 지점의 운영 방침을 놓고 싱가포르 금융당국 통화청(MAS)의 관리감독에 순응할 수 있는 내부통제 역량을 갖춰야만 현지 영업을 통한 성과 창출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점을 밝혔다.
정 지점장은 지난해 1월 인사를 통해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부임 초기부터 지점의 내부통제 총괄 담당자를 지정하고 내부통제 담당팀의 인력을 증원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시스템부터 강화한 바 있다.
MAS는 금융 정책기능과 관리감독기능, 통화 발행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등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사법 체계의 엄벌주의와 맞물려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내부통제 강화를 강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 지점장이 공세적인 외연 확장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통화청은 적절한 규제 속에서 금융기관에 자율성을 보장해 주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책임을 매우 엄중하게 묻는다"며 "싱가포르지점은 그 어느 때보다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영업에서도 나타나는 안정성 중시 운영전략
무리한 외형성장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 지점장의 운영전략은 영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역외대출 중심으로 자산을 불려 온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정 지점장의 부임 직전인 2022년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총자산 23억2600만달러의 71.4%에 해당하는 16억6000만달러가 대출금이었다. 그런데 정 지점장 부임 첫 해인 2023년 말에는 대출자산 비중이 55.1%까지 하락했고 올 9월 말 기준으로는 48.6%로 재차 낮아졌다. 그만큼 외환 및 유가증권자산의 비중이 커졌다.
최근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IB 분야의 영업전략 역시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 지점장의 방침이 반영돼 있다. 인수금융이나 인프라금융, 부동산 등 수익성 좋은 사업에 참여해 수익의 질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산 증대를 위한 양적 성장조차 우량기업에 대한 신디케이티드 론 참여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 지점장은 "싱가포르지점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현지에 진출한 약 600여곳의 글로벌 금융기관과 경쟁해야 한다"며 "외연 확대 중심의 전방위적 사업추진은 지양하고 강화된 내부통제의 기반 위에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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